상대 감독들도 ‘절레절레’…공포의 김연경-옐레나 쌍포, 흥국생명 지탱하는 힘

입력 2023-01-17 16: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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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연경(왼쪽)과 옐레나. 스포츠동아DB

“부담스럽습니다.”


흥국생명의 간판 공격수 김연경(35)과 옐레나 므라제노비치(26·등록명 옐레나)는 다른 6개 구단 감독과 선수들이 두려워하는 조합이다. 192㎝인 김연경과 196㎝인 옐레나 모두 가공할 높이를 지닌 데다, 매서운 공격력까지 뽐내고 있다. 이들은 2022~2023시즌 여자부 공격종합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연경은 공격성공률 46.27%로 2위, 옐레나는 43.83%로 3위다. 1위인 현대건설 야스민(46.86%)이 잦은 부상으로 개점휴업 중인 가운데 김연경과 옐레나는 꾸준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김연경과 옐레나는 15일 페퍼저축은행과 원정경기에서도 위력을 뽐냈다.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흥국생명이 진땀승을 거뒀는데, 팀을 지탱한 것은 결국 이들 쌍포의 활약이었다. 옐레나는 27점(공격성공률 45.00%), 김연경은 24점(41.38%)으로 득점을 주도했다. 흥국생명은 이들의 활약 속에 값진 승점 3을 챙겨 승점 51(17승5패)로 1위 현대건설(20승2패·승점 56)을 다시 압박하고 나섰다.


김연경과 옐레나가 꾸준히 활약할 수 있던 것은 이영수 전 수석코치와 김대경 감독대행이 권순찬 전 감독과 함께 의논해 구상한 전술을 그대로 이어간 데서 비롯했다. 흥국생명은 권 전 감독을 해임하면서 ‘구단과 가고자 하는 방향이 다르다’고 해명했는데, 신용준 신임 단장은 구단과 마찰이 생긴 이유 중 김연경, 옐레나를 붙여 세운 기용법이 구단의 요구와 달랐다고 설명했다. 구단은 김연경과 옐레나를 떨어뜨려 로테이션을 돌게 하는 방식을 요구했지만, 코칭스태프는 여러 실험 끝에 찾은 최상의 조합인 만큼 이를 계속 밀고 나갔다.


김연경과 옐레나가 계속해서 붙은 채로 로테이션을 돈다면 앞으로도 다른 6개 팀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실제 다른 팀 감독들도 고개를 내저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코트 상황을 수시로 판단해야 하는 세터 안혜진이 (김연경, 옐레나로 인해) 매우 힘들어한다. 특히 둘이 전위에 붙어 서 있으면 아주 부담스럽다. 우리 공격수들이 100% 컨디션이면 뚫어낼지 몰라도 어느 팀에든 부담스러울 만한 조합”이라고 말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 역시 “김연경, 옐레나 조합이 부담스럽다”며 “미들블로커(센터) 이주아까지 가세한다면 더욱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심한 내홍에도 흥국생명은 여전히 우승을 목표로 한다. 신임 사령탑 선임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이런 가운데 팀의 기둥인 김연경과 옐레나의 향후 활약에 많은 관심이 집중된다. 이들 2명을 지치지 않게 하는 것 역시 흥국생명이 신경 써야 할 일이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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