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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원큐 박소희(왼쪽)와 고서연. 스포츠동아DB
이에 따라 신인왕 경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부천 하나원큐 가드 박소희(20·177㎝)와 고서연(19·171㎝)의 집안싸움으로 좁혀진 것이다. 하나원큐는 올 시즌 3승19패로 최하위(6위)에 머물고 있지만, 김도완 하나원큐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박소희와 고서연도 꾸준히 코트를 밟으며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2021~2022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2순위)로 입단한 박소희는 이미 올 시즌 22경기에 출전해 자격 조건을 충족했다. 입단 2년차라 이번 시즌이 신인상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경기당 16분37초를 소화하며 5.05점·2.18리바운드·1.09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고 두려움 없이 슛을 던지며 김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고서연은 12경기에 출전해 평균 13분15초를 뛰며 4.75점·1.6리바운드·1.2어시스트를 올리고 있다.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1순위)로 지명 순위는 낮은 편이었지만, 특유의 패기와 스피드를 앞세워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신인상 자격 요건을 채우기 위해선 팀의 남은 8경기에 모두 출전해야 한다. 조건상으로는 박소희에게 다소 밀리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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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원큐 김도완 감독. 사진제공 | WKBL
집안싸움을 바라보는 김 감독의 심경은 어떨까. 그는 “우리 팀 성적 때문에 신인상에 대한 생각은 못하고 있었다”고 털어놓으며 “나는 두 선수 모두에게 욕심이 있다. 코트에 들어가서 당돌하게 뛰어주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소희에게 신인왕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다. 소희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더라. 나도 ‘페이스가 무너질 수 있으니 크게 생각하지 말자’고 말해줬다”며 “무엇보다 둘 다 누가 상을 받든 창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뛰어주길 바랄 뿐이다. 둘 다 정말 열심히 하고 있고, 성장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칭찬했다. 팀과 한국여자농구의 미래를 밝힐 주역들이 당당하게 시상대에 오르길 바라는 사령탑의 진심이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