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워할 만한 관계 될래” 조상현 감독-이관희, 결과 만드는 ‘밀당’

입력 2023-02-13 16: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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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LG 조상현 감독(오른쪽)과 이관희. 스포츠동아DB

“마음을 알아주시길 바랐죠.”

올 시즌을 앞두고 창원 LG 지휘봉을 잡은 조상현 감독(47)은 초보 사령탑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5라운드가 중반까지 진행된 가운데 정규리그에서 27승14패로 단독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 안양 KGC(31승11패)와는 3.5경기차, 3위 울산 현대모비스(24승17패)와는 3경기차다.

LG는 다양한 공격 패턴을 장착하는 한편 수비조직력까지 강화시켜 지난 시즌보다 크게 업그레이드된 전력을 뽐내고 있다. 1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5라운드 서울 SK와 원정경기에서도 94-84로 이겨 3연승을 내달렸다.

순항 중인 팀답게 분위기가 좋은데, 최근 LG에서 가장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는 조 감독과 간판선수 이관희(35)의 관계다. 시즌 초반부터 줄곧 ‘밀고 당기기’로 큰 관심을 모아온 둘이 호성적까지 이끌고 있다.

조 감독은 시즌 초반 수비 조직력 강화에 온 힘을 쏟았다. 이관희는 공격력에선 매우 특별한 기량을 갖춘 반면 수비력에선 종종 조 감독의 기준을 벗어났다. 이에 조 감독이 선발 라인업에서 이관희를 제외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조 감독은 경기뿐 아니라 훈련과정에서도 이관희에게는 줄곧 혹독한 면모를 유지해왔다. 12일 SK전에서 20점·4어시스트로 제 몫을 충분히 한 이관희는 “팀 훈련 때 밖에 서있었던 적도 있었고, 감독님 방으로 불려가 1~2시간 동안 혼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30대 중반의 베테랑 선수가 견뎌내기에는 꽤나 잔인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창원 LG 조상현 감독(왼쪽)과 이관희. 스포츠동아DB


그러나 조 감독은 이관희를 마냥 밀어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자기 쪽으로 확실하게 끌어당겼다. 공격력을 앞세워 화력으로 상대를 제압해야 할 때면 ‘이관희 선발’ 카드를 주저하지 않고 꺼내들었다.

이관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결정적 순간마다 득점포를 가동하며 특유의 ‘시계 세리머니’까지 펼쳐보였다. 이는 조 감독에게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지금은 나의 시간’이라는 뜻이 숨어있었다.
이관희는 “감독님과 만날 때마다 내 진심을 알아주시길 바랐다. 내가 어떤 선수인지 증명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었다. 앞으로 LG에서 생활하는 동안만큼은 다른 선수들이 부러워할 만한 관계를 가질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감독도 이날만큼은 이관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최근 (이)관희의 컨디션이 매우 좋다”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이내 “수비만 조금 더 해주면 감독으로선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며 ‘밀당의 고수’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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