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링’ 강점 김윤식, LG 떠난 차우찬 이어 좌완 에이스로 도약할까

입력 2023-02-13 1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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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윤식.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 좌완투수 김윤식(23)은 지난해 엄청난 반전을 일으켰다. 선발 경쟁에서 밀린 그는 부상자 발생 등으로 시즌 초반부터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5일 로테이션을 소화하지 못했다. 한 번 던지고 나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는 일이 반복됐다. 붙박이 선발이 아니었다.

그러나 경기를 준비하는 루틴을 바꾼 뒤 5일 로테이션 소화가 가능해졌고, 후반기에는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후반기 11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ERA) 2.68이었다. 수준급 좌완 선발의 등장으로 LG는 토종 선발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었다. 김윤식 또한 이 같은 활약을 인정받아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됐다.

현재 상황에서 김윤식은 LG 선발진 중 유일한 왼손투수다. 스프링캠프에서 한창 선발 경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김윤식은 일찌감치 한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보여준 성적 덕분이다.

김윤식이 지난 시즌 후반기 확실하게 반등할 수 있었던 비결은 단연 ‘터널링’이다. 같은 투구 동작과 동일한 팔의 높이로 직구와 변화구를 구사해 타자들이 구종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를 발판 삼아 변화구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끌어내며 호성적을 거뒀다. 대표팀에 선발될 수 있었던 것도 ‘터널링’의 장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윤식에게 새 시즌은 또 한번의 테스트 무대다. 프로 데뷔 이후 확실한 보직을 부여받고 치르는 첫 시즌이다. 대표팀도 다녀와야 한다. 다른 때보다 시즌 준비를 서둘러야 하고, 심리적 부담이 큰 대표팀 경기도 치러야 한다. 팀으로 돌아와선 곧장 시즌에 돌입해야 한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는 지켜봐야 한다.

LG는 좌완투수 자원이 많은 팀이다. 하지만 김윤식이 등장하기 전까지 확실한 좌완 선발은 없었다. 지난 시즌 후 롯데 자이언츠로 떠난 차우찬이 한때 토종 좌완 에이스로 각광받았지만, 그의 부상 이후로는 공석이었다. 여러 후보가 테스트를 거친 가운데 일단 김윤식이 붙박이로 자리를 굳혔다. 김윤식이 지난해와 같은 호투로 차우찬의 뒤를 이어 좌완 에이스로 떠오를지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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