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신유빈. 스포츠동아DB

대한항공 신유빈. 스포츠동아DB


“우리 선수들의 미래가 곧 한국탁구의 미래라고 생각해 책임감이 크다.”

강희찬 대한항공 탁구단 감독(53)은 올 시즌 큰 책임감을 안고 한국프로탁구리그(KTTL) 코리아리그 여자부 시즌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말 중학교 졸업을 앞둔 이승은, 최예서, 박가현(이상 16) 등 여중부 최강자 3명을 동시에 영입해서다. 기존 신유빈(19)을 비롯해 이들이 한국여자탁구 재도약의 선봉장으로 지목받고 있어 강 감독으로선 기쁨과 부담이 공존한다.

대한항공 선수단 9명의 평균 연령은 21.5세다. 경쟁팀 삼성생명(7명·21.7세), 포스코인터내셔널(6명·23.3세), 한국마사회(6명·23.6세), 미래에셋증권(6명·25.5세)과 비교해 선수단 규모는 가장 크고 평균 연령은 가장 어리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13일 기준 7승7패, 승점 28로 선두 포스코인터내셔널(9승4패·승점 32)과 2위 삼성생명(9승5패·승점 32)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승은(0승2패), 최예서(0승4패), 박가현(3승8패) 모두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1992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복식 동메달리스트인 강 감독으로선 당장의 성적을 위해 최상의 라인업을 짜고 싶을 법도 하지만, 유망주들의 육성과 기용이 한국탁구의 미래라는 생각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

강 감독은 스포츠동아와 만나 “모기업의 전폭적 지원으로 여중부 최강자들을 영입할 수 있었다. 아직 나이가 어려 소통 면에서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좋은 환경과 훈련, 지원이 중요한 연령대다.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선수로 키우고 싶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이승은·최예서·박가현(왼쪽부터). 사진제공 | 대한항공 탁구단

대한항공 이승은·최예서·박가현(왼쪽부터). 사진제공 | 대한항공 탁구단


대한항공은 과거 신유빈을 육성·관리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 이 경험을 살려 이승은, 최예서, 박가현을 방송통신고로 진학시켰고, 훈련장에서 도보 5분 거리인 사원 아파트를 활용해 이들이 가족과 머물 수 있도록 도왔다. 이 같은 노력은 최근 박가현이 주천희(21·삼성생명)와 단식에서 승리하고, WTT 유스 스타 컨텐더 19세 이하부 여자복식에서 우승하면서 조금씩 결실을 얻고 있다.

강 감독은 “탁구에는 상성이 있다보니 준비만 잘 돼 있으면 계속 기회를 줄 생각”이라며 “올 시즌 내내 뿌듯함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팀 성적과 이들의 성장을 모두 잡는 것이 목표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