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창업주이자 대주주였던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기획사 하이브에 자신의 지분 18.46% 가운데 14.8%(352만3420주)를 4228억원에 넘긴 가운데 SM 주주제안과 관련해 전권을 위임한 사실을 다시 한 번 피력했다.
16일 하이브는 “이사회 전문성·투명성 확보를 통한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골자로 한 SM엔터테인먼트 주주제안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주제안은 SM엔터테인먼트 주주 권익을 제고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으며 이를 위해 정관 변경 및 이사·감사 선임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주주제안 내용을 공개하며 “이번 주주제안은 하이브와 지난 9일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한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를 통해 이뤄졌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주식양수도계약 체결을 통해 하이브에 주주제안에 대한 전권을 위임하기로 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가 제시한 정관 변경안은 최우선적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이사회 구성원들의 이사회 참석을 원활히하고, 의안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도록 하며, 실질적인 양성평등 구현을 포함한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도 나선다는 내용이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운영의 효율성도 제고할 계획이다. 3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될 이들 위원회는 3분의 2 이상이 사외이사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반드시 사외이사로 선임키로 했다. 배임이나 횡령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인사는 이사로 선임될 수 없도록 할 계획이며 이사들이 충실히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물론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다하도록 하는 조항도 삽입했다.
대규모 상장 기업에 요구되는 준법지원인 제도도 전향적으로 정관에 명문화하기로 했다.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하고, 회사의 전반적인 준법성 제고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소수 주주들이 보다 원활하게 주주권을 행사해 주주권익을 제고할 수 있도록 전자투표제 도입도 추진한다. 비상근감사 선임을 제안해 이사들의 적정한 업무집행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하이브는 우선 사내이사 후보자로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President)와 정진수 하이브 CLO(최고법률책임자), 이진화 하이브 경영기획실장을 제안했다. 크리에이티브 분야의 이사 후보자는 추천하지 않았다. SM엔터테인먼트 고유의 색채를 존중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킴과 동시에 내부에서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미래 인재를 양성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사외이사 후보자로는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와 홍순만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임대웅 유엔환경계획(UNEF) 금융이니셔티브 한국 대표를 추천했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자로는 변호사 출신으로 로커스홀딩스 대표와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역임한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 파트너를 추천했다. 비상근 감사 후보자로는 공인회계사 최규담 NC소프트 상무를 추천했다.
이 가운데 이수만 측은 16일 다시 한 번 입장을 전하며 하이브의 행보에 영향력을 행사하지도, 경영권에 관여하지도 않음을 강조했다.
이수만 측은 “전날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유) 화우를 통해 제28기 정기주주총회에 대한 주주제안서를 SM 현 이사진에게 제출했다. 이를 통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제2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본인이 제안하는 사항들을 주주총회의 목적사항으로 추가할 것을 제안하고, 2022. 12. 31. 기준 SM의 주주명부의 열람 및 등사를 청구했다”면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주주제안서를 통해 제안한 정기주주총회의 목적사항은 지배구조 개선, 이사의 책임 강화, 주주 권익 제고를 위한 정관 변경 안건 및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과 이사회의 전문성 투명성 확보를 위한 이사 선임안건 등이다. 현 이사진에 이 제안의 수용 여부를 2월 20일까지 서면으로 회신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하이브 사이의 주식매매계약에 따르면, 이수만 전 총괄은 하이브에 제28회 정기주주총회와 관련된 의결권을 위임하기로 했다. 또한 이수만 전 총괄은 위 주식매매계약이 정한 바에 따라, 주주제안서를 통해 하이브가 지명한 자들을 이사 후보로 제안하여야 한다”면서 “이에 이 전 총괄이 제출한 주주제안서에 기재된 제2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사내이사,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및 비상근감사 후보자들은 모두 하이브가 지명했다”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