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도 입도 즐거운 ‘살오른 울진’ [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입력 2023-02-20 14: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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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인 2018년 열렸던 울진대게축제의 인기 프로그램 ’바다의 보물을 잡아라’. 올해 모처럼 예년같은 규모로 축제가 23일 개막한다. 울진 매화리 벽화마을. 이 고장 출신 만화가 이현세의 대표작 장면 50컷을 250m에 걸쳐 마을 담장에 벽화로 그렸다. 동네에 있는 매화 만화도서관에는 이현세 작가의 작품과 작가가 추천한 책 1500여 권도 만날 수 있다. 고즈넉한 분위기가 힐링을 느끼게 하는 울진 금강송에코리움. 금강송 군락지에 자리한 체류형 산림휴양시설로 금강소나무 숲을 통한 쉼과 여유 그리고 치유라는 콘셉트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울진군·지엔씨21

대게 맛에 반하고, 풍광 멋에 취하고

즐길거리 많은 ‘대게 축제’ 23일 개막
불영사계곡 15km 드라이브코스 절경
별 쏟아지는 금강송 에코리움서 힐링
매화리 벽화마을·왕피천생태탐방 굿
동해안 울진은 한 겨울에 가도 볼거리 많은 고장이다. 여행의 재미를 느끼려면 봄기운이 살며시 느껴지는 요즘이 좋다. 유난히 짙푸른 물빛이 인상적인 바다가 매력적이고, 아직 겨울의 자취가 오롯이 남아 있는 조용한 계곡 정취도 여행객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인 대게 축제가 이맘 때 열린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대게 축제 역시 코로나 팬데믹의 힘든 시기를 지나 모처럼 여러 사람이 한데 모이는 설레는 잔치마당으로 23일 개막한다. 다양한 풍광으로 눈이 즐겁고, 달큰한 대게 풍미로 입도 즐거운 것이 이맘때 울진 여행이다.


●오랜만에 돌아온 신나는 대게 축제

축제의 공식명칭은 ‘2023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축제’. 23일부터 26일까지 울진군 후포항 왕돌초 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전국 대게 생산량 1위 지역답게 메인무대인 왕돌초 광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대게 주제의 프로그램이 열린다.

울진대게는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제철이지만 살이 통통하게 오른 대게는 2월부터 맛볼 수 있다. 대게 중에서도 최상품은 박달대게다. 배 한 척이 하루 2∼3마리만 낚을 정도로 귀하신 몸으로 경매가도 한 마리에 10만원이 훌쩍 넘는다. 붉은대게는 흔히 ‘홍게’라고도 불린다. 생김새는 대게와 비슷하지만 전체적으로 붉은 빛이 진하고 짠맛이 강해 대게보다는 값이 싼 편이다.

울진군 최남단 후포항은 국내 최대의 대게잡이 항구다. 2월 대게철이 시작되면 어판장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연근해에서 잡아온 울진대게를 경매한다. 어판장 바닥 가득 대게가 놓인 가운데 경매를 하는 활기찬 모습이 꽤 볼만하다.


●사계절 절경 계곡과 생태탐방의 보고

불영사계곡은 울진에서 봉화 쪽으로 국도 36호선을 따라 태백산맥을 넘기 전인 근남면 행곡리에서 금강송면 하원리까지 15km 구간이다. 사계절 언제 찾아도 좋을 만큼 경치가 좋아 드라이브 코스로도 인기다. 계곡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중간 지점에 불영정와 선유정 등 두 군데 있다. 이중 계곡이 S자를 그리는 풍경을 한눈에 보려면 도로변 선유정이 좋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경우 불영계곡휴게소(울진읍 불영계곡로 2758, 울진읍 대흥리 75)로 찾아가면 된다.

불영사는 불영사계곡이 시작하는 곳에서 1km 남짓 올라가면 나타난다. 절까지 가는 길이 계곡과 금강송림이 어우러져 절경이다. 여성스님들만 있는 비구니 사찰로 부처 형상의 바위 그림자가 연못에 비친다하여 불영사라 불리게 되었다.

근남면 구산리의 굴구지농촌체험 휴양마을은 왕피천이 마을을 한 바퀴 휘돌아가고 남수산과 통고산 지맥이 동네를 둘러싸 물이 맑고 청정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왕피천은 경북 영양군 수비면에서 발원해 울진군 서면과 근남면을 거쳐 동해로 흘러나가는 65.9km의 물길이다. 산과 절벽으로 둘러싸인 오지로 국내 최대 규모의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꼽힌다. 2013년 환경부로부터 전국 12곳 ‘생태관광지역’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왕피천생태탐방로는 다양한 생태자원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즐길 수 있는 트레킹 명소다. 왕피천 생태탐방은 사전예약 후 가이드와 동행해야 한다. 수, 목, 일은 당일코스, 금, 토는 당일 또는 1박2일이 가능하다. 월, 화는 쉰다. 홈페이지를 통해 원하는 구간을 예약할 수 있다.


●이현세 만화 벽화 마을 거닐기

매화리 벽화마을은 동네 가로수도 매화나무다. 이곳에는 250m에 걸쳐 50컷의 만화로 이루어진 담장 벽화가 유명하다. 이곳에서 태어난 만화가 이현세의 대표작품들이다. 작가의 작품사용권을 승인 받아 벽화마을을 조성했다. 마을에 있는 매화 만화도서관에 가면 이현세 만화 속 장면으로 가득 차 있다. 이현세의 작품과 작가가 추천한 책 1500여 권이 소장돼 누구나 무료로 편안하게 만화를 볼 수 있다.

울진 여행에선 금강송 에코리움도 빼놓을 수 없다. 금강송 군락지에 자리한 금강송 에코리움은 울진 금강송을 테마로 한 체류형 산림휴양시설이다. 금강소나무 숲을 통한 쉼과 여유 그리고 치유라는 콘셉트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숙박시설은 단독주택 형태인데 실내는 소나무 향이 가득하고 누워서 천정 통창을 통해 별을 감상할 수 있는 객실도 있다. 별 관측을 돕기 위해 가로등도 밤 10시 이후 소등한다. 휴양에 집중하도록 객실에 TV가 없고 취사도 금지된다.

김재범 기자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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