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샤이 바티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하지만 골프에서 상의를 탈의하는 장면은 쉽게 보기 힘들다. 그것도 하루에 두 번이나…. 이처럼 좀처럼 보기 힘든 진풍경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실제로 일어났다.
주인공은 악샤이 바티아(미국).
바티아는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에서 열린 혼다 클래식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2개로 4오버파 74타를 쳤다. 사흘 합계 이븐파 210타로 공동 58위에 머물렀지만 최선을 다하려는 진지함 만큼은 상위권 선수들 못지않았다.
바티아는 이날 6번(파4) 홀에서 ‘1차 상의 탈의’를 해야 했다.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 물에 빠지자 벌타를 받는 대신 이를 그대로 치기로 했다. 결국 상의를 벗고 물로 들어가 두 번째 샷을 시도했고, 공을 페어웨이에 올려 힘겹게 파를 지켜냈다. 물에 흠뻑 젖은 그는 여자친구가 가져다 준 새 모자와 상의, 신발을 갈아 신고서야 다음 홀로 향했다.
악샤이 바티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파3 15번 홀에서 친 티샷이 길어 그린을 넘어갔고, 볼은 진흙에 빠지고 말았다. ‘2차 상의 탈의’를 결심한 바티아는 또 모자와 상의, 신발, 양말을 다 벗고 바지까지도 무릎 위로 걷어 올린 채 진흙 구덩이로 들어갔다. 무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은 곳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진흙 위에서 두 번이나 샷을 한 바티아는 이 홀에서 더블보기로 2타를 잃고 말았다.
“예전에도 옷을 벗고 친 적이 있기는 하지만 하루 두 번은 처음”이라고 밝힌 바티아는 “ TV에 내 모습이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팬들이 즐겁게 보셨다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비록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타수를 잃지 않으려는 그의 가상한 노력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