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사르 떠올린 이강철 감독과 WBC 대표팀, 한국야구 영광 재현 위해 달린다!

입력 2023-03-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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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WBC 대표팀 감독. 스포츠동아DB

“우리의 선조들은 이미 이들과 싸워 이긴 적이 있다. 무엇이 두려운가.”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둔 국가대표팀은 어느 때보다 비장한 각오로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유는 분명하다. WBC는 세계야구 최강국 결정전을 표방하는 대회다. 대표팀은 2006년 제1회, 2009년 제2회 대회에서 각각 4강 진출과 준우승으로 한국야구의 국제경쟁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2013, 2017년 제3, 4회 대회에선 1라운드 탈락의 굴욕을 맛봤다. 이번 대표팀이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명예회복을 다짐하는 이유다.

KBO 기술위원회는 이번 대표팀을 최정예로 꾸리려고 노력했다. 허구연 KBO 총재는 부모의 혈통에 따라 출전국을 고를 수 있는 WBC 방침에 맞춰 한국계 메이저리거들의 출전을 추진했다. 염경엽 전 KBO 기술위원장(현 LG 트윈스 감독)은 지난해 9월 미국에서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의 대표팀 합류를 직접 타진했고, 그 결과 에드먼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함께 역대 최강의 키스톤콤비를 구축하게 됐다.

대표팀의 1차 목표는 미국 라운드(준결승·결승) 진출이다. 외부 평가와는 온도차가 있다. 미국 야구잡지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한국의 전력을 20개 출전국 중 7위로 평가했다. 지난 2차례 대회 본선 1라운드 탈락에 따른 영향이 커 보인다. 이 매체는 “한국은 지난 WBC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아들었다”고 짚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전·현직 메이저리그(ML) 선수들과 KBO리그 최고의 스타들이 모여 상위 라운드에 진출할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포츠동아DB


우리 대표팀이 전력강화를 꾀한 만큼 상대들도 만만치 않다. 1라운드 B조에 함께 함께 묶인 일본은 ML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사이영상 후보에도 올랐던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등을 내세운다.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등에선 마이크 트라웃(에인절스), 무키 베츠(LA 다저스), 샌디 알칸타라(마이애미 말린스) 등 이름만 대도 알 만한 슈퍼스타들이 대회 참가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 역시 “우리와 맞붙을 팀들도 한 나라의 대표다. 20개국 모두 결코 만만치 않다”고 경계했다.

이 감독은 갈리아 전쟁을 앞둔 고대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 장군의 일화를 대표팀의 상황에 빗댔다. 그는 “고대로마 시대 카이사르의 군대가 당시 엄청난 전투력을 보유한 게르만족과 전투를 앞두고 있을 때다. 잠시 주저하고 있던 병사들에게 카이사르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선조들은 이미 이들과 싸워서 이긴 적이 있다. 뭐가 두려운가.’ 결국 로마의 승리였다”고 떠올렸다.

대표팀은 결전지인 일본 도쿄로 입성했다. 6, 7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치른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 한신 타이거즈와 평가전을 끝으로 이번 대회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8일 오전 도쿄돔에서 대회 개막 직전 최종 훈련을 소화한다. 9일 낮 12시 도쿄돔에서 열릴 호주와 1라운드 B조 1차전으로 한국야구의 WBC 여정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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