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결단’ 14년 만에 되돌아온 한·일전…앞선 8경기는 어땠나? [WBC]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호주를 잡고 조금은 부담을 내려놓으려던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의 계획이 틀어졌다. 사생결단의 각오로 일본전에 임해야 한다. 2009년 이후 14년 만에 다시 성사된 WBC 한·일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처지다.

9일 호주와 대회 1라운드(B조) 1차전에서 7-8로 패한 한국은 10일 오후 7시 도쿄돔에서 일본과 2차전을 치른다. 2006년(3경기·2승1패)과 2009년(5경기·2승3패)에 이은 9번째 WBC 한·일전이다.

한국과 일본은 앞선 8차례 WBC 맞대결에서 4승4패로 팽팽히 맞섰다. 한국은 2006년 제1회 대회 아시아예선 1라운드(도쿄돔)에서 3-2, 본선 2라운드(에인절스타디움)에서 2-1 승리를 잇달아 거뒀다. 1라운드에선 우익수 이진영의 호수비와 이승엽의 8회 결승 2점홈런, 2라운드에선 이종범의 8회 결승 2타점 2루타가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2차례나 승리를 거두고도 준결승전(펫코파크)에서 우에하라 고지의 호투에 막혀 0-6으로 패했지만, 당시 보여줬던 우리 선수들의 투혼은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이 대회는 박찬호, 서재응, 김병현, 최희섭 등 당시 빅리거들이 총출동해 야구팬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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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뒤인 2009년에는 5차례나 한·일전이 펼쳐졌다. WBC 조직위원회가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패해도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더블 일리미네이션’ 방식을 채택한 까닭이었다. 한국은 A조 1라운드 첫 경기에서 일본에 2-14, 7회 콜드게임 패를 당했으나 같은 라운드 2번째 맞대결(이상 도쿄돔)에선 1-0 승리로 설욕했다.

2라운드 1조 첫 경기에선 투수 봉중근이 재빠른 견제동작으로 스즈키 이치로에게 굴욕을 안기는 명장면을 만들어내며 4-1로 이겼고, 2번째 경기(이상 펫코파크)에선 2-6으로 졌다. 결승전(다저스타디움)에선 2-3으로 뒤진 9회말 이범호의 동점적시타로 기사회생했지만, 임창용이 연장 10회초 이치로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아 3-5로 패했다. 10일 9번째 맞대결이 벌어질 도쿄돔에선 한국이 일본에 2승1패로 앞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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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 나선 일본의 전력은 역대 최강으로 평가받는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사사키 로키(지바 롯데 마린스)-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펄로스)의 선발진은 모두 시속 150㎞대 중반의 강속구를 자랑한다. 타선도 강력하다. 곤도 겐스케(소프트뱅크 호크스)는 일본프로야구(NPB) 최정상급 콘택트 능력을 자랑하는 타자다. 투타를 겸업하는 오타니와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오카모토 가즈마(요미우리 자이언츠) 등이 버티는 중심타선은 언제든 홈런을 뽑아낼 수 있는 파괴력을 지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