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임성진(왼쪽), 우리카드 김지한. 스포츠동아DB
양 팀은 지난 시즌 준PO에서도 만났는데, 이번이 ‘리턴매치’다. 당시 4위 한국전력이 세트스코어 3-1로 이겨 PO에 진출했다. 정규리그 6전승으로 일방적이었던 상대에 충격의 ’업셋‘을 당한 우리카드는 단단히 설욕을 벼르고 있다. 올 시즌 양 팀의 상대전적은 3승3패다. 특히 6경기 중 4경기가 풀세트 접전일 정도로 팽팽했다.
‘베테랑’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과 ‘초보’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의 지략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신 감독은 우리카드 사령탑을 맡은 2018~2019시즌 이후 매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단골손님’이다. 반면 이번 시즌 처음 지휘봉을 잡은 권 감독은 단숨에 ‘봄배구’에 참가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필승을 다짐한 두 감독이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올지 궁금해진다.
큰 경기일수록 에이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20일 열린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양 팀 감독은 ‘승부의 키’로 외국인선수를 꼽았다. 아가메즈(우리카드)와 타이스(한국전력)가 주목받는 이유다. 신 감독은 “아가메즈의 몸 상태가 중요하다. 전성기보다는 타점과 파워가 떨어져 있는데, 이번 포스트시즌에선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 감독은 “타이스에게 공격적인 부분을 기대하고 있는데, 특히 서브가 터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하나의 볼거리는 ‘절친’ 대결이다. 이른바 ‘99즈’로 주목받는 1999년생 동갑내기이자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인 임성진(한국전력)과 김지한(우리카드)은 승부 앞에서 우정을 잠시 접어뒀다. 김지한은 고교 졸업 후 곧장 프로행을 택했고, 임성진은 성균관대 재학 중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지난 시즌 한국전력에서 룸메이트로 한방을 썼던 둘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김지한이 우리카드로 트레이드되면서 ‘라이벌’로 부각됐다. 정규리그에선 서로를 향해 미리 지목한 뒤 강 서브를 꽂아 넣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지한은 “스스로 성장했다는 느낌이 든다. 자신감이 있다. 욕심 부리지 않고 하던 대로 하고 싶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임성진은 “팀이 9연패를 끊고 올라온 만큼 힘든 상황에서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지난해) 우리카드를 이기고 올라갔던 기억을 되살리고 싶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준PO 승자는 24일부터 2위 현대캐피탈과 3전2선승제의 PO를 벌인다. PO 승자는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노리는 대한항공과 30일부터 5전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펼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