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염경엽 감독(왼쪽), 두산 이승엽 감독. 스포츠동아DB
이번 3연전의 홈팀은 염경엽 감독(55)이 이끄는 LG다. 개막 이전부터 우승 후보로 꼽힌 팀답게 안정적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승엽 감독(43)이 이끄는 두산도 4년 만에 돌아온 포수 양의지를 중심으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뽐내고 있다. 이번 맞대결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또 주말을 맞아 구름관중이 몰려들 것으로도 예상된다.
두산은 김태형 전 감독(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이 지휘봉을 잡았던 지난 8년간 LG를 상대로 73승5무50패(승률 0.593)를 기록했다. 특히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은 34승1무13패(승률 0.723)로 LG를 압도했다. 그러나 최근 3년간(2020~2022년)은 LG의 전력이 급상승하면서 양 팀이 22승4무22패로 팽팽히 맞섰다. 지난해 16차례 맞대결에선 LG가 10승6패로 앞섰다. 2014년(8승1무7패) 이후 8년 만에 상대전적에서 두산을 앞질렀다.
양 팀 감독간의 스토리도 흥미롭다. LG는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았던 2002년 이 감독 탓(?)에 좌절을 맛봤다. 당시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이 감독은 팀이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앞선 6차전 6-9로 뒤진 9회말 동점 3점홈런을 터트렸고, 후속타자 마해영의 끝내기홈런에 힘입어 우승을 맛봤다. 그 후 LG는 한 번도 KS 무대를 밟지 못했다.
염 감독은 히어로즈 사령탑 부임 2년째인 2014년 KS 무대에 올랐지만, 이 감독이 뛰던 삼성의 벽을 넘지 못하고 눈물을 훔쳤다.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진정한 라이벌로 맞붙게 된 두산과 어떤 승부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아직 초반이라 이번 3연전 결과가 시즌 판도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그러나 라이벌을 상대로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양 팀 선수들도 그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영광의 순간을 함께했던 김현수(LG)와 LG에서 성장해 두산의 거포로 자리매김한 양석환의 중심타자 대결 등 흥밋거리도 가득하다.
이 감독은 “아직 라이벌전이 실감나진 않는다”면서도 “주위에서 LG와 라이벌 관계에 대해 많이 들었다. 좋은 라이벌 구도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더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라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