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가치를” 숫자 속 들여다보는 롯데 데이터분석가 니시 히데유키 [베이스볼 피플]

입력 2023-05-16 12: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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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롯데 R&D팀에 입사한 데이터 분석가 니시 히데유키 씨. 사직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올 시즌 롯데 R&D팀에 입사한 데이터 분석가 니시 히데유키 씨. 사직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선수의 가치를 기록합니다.”
롯데 자이언츠는 10개 구단 중 처음 만든 피칭랩과 더불어 선수들의 다양한 역학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 선수 육성과 기용, 영입 등 여러 분야에 접목하고 있다. 메이저리그(ML)와 일본프로야구(NPB)에서도 ‘구단의 두뇌’라고 표현하는 R&D(Research and Development·연구 개발)팀에선 현장과 함께 활용할 데이터를 가공해 만들고, 선수의 숨은 가치도 기록한다. 올 시즌 롯데에는 그 가치를 들여다보는 새로운 인재가 함께한다. R&D팀의 데이터 분석가 니시 히데유키(35) 씨다.
니시 씨는 2017년 신설한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의 R&D그룹에서 데이터를 다뤘다. 요코하마는 금융공학, 통계학 석사들과 R&D그룹을 만들어 기량 발전을 도모했는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좌완 이마나가 쇼타(30)는 R&D그룹의 도움으로 각종 데이터를 이해할 수 있게 된 뒤 실제 투구에도 접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그간 미국의 데이터 분석을 접목했다면, 이번에는 일본 구단의 경기 전략 등에 관한 분석 방식, 선수 영입 기준 등을 접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데이터를 적극 참고했던 알렉스 라미레스(49) 전 요코하마 감독과 함께한 니시 씨는 “롯데에선 코칭스태프에게 필요한 데이터를 내가 직접 제공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롯데에도 우리가 산출한 데이터를 현장의 코치들이 자연스레 활용하는 분위기가 이미 형성돼 있다. 현장이 데이터를 믿고 즉각 활용해주니 보람도 느낄 수 있다. 래리 서튼(53) 감독님도 데이터를 절충해 참고하고, 외국인선수들도 데이터가 실제 퍼포먼스와 잘 접목됐는지 늘 묻거나 관심을 보인다”고 밝혔다.
수학·통계학을 전공한 니시 씨는 일본 자동차부품회사에서 소프트웨어 개발과 데이터 관리를 담당하다가 어릴 적 선망하던 야구계로 뛰어들었다. 그와 ‘숫자’는 여전히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늘 숫자 속 이야기가 중요하다. 그는 “예컨대 한 투수에게 빗맞은 타구로 4타수 4안타를 기록한 타자와 좋은 각도와 속도로 정타를 때리고도 타구가 야수 정면을 향해 4타수 무안타에 그친 타자가 있다면, 데이터 분석가들에게는 후자가 훨씬 높은 평가를 받는다. 우리의 역할은 그러한 데이터를 현장에 접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니시 씨는 또 “공격보다는 수비 지표가 아직 모자란데, 때론 실책만으로 수비력이 평가되곤 한다. 하지만 그 선수의 수비 범위부터 실제 퍼포먼스, 또 팀의 실점을 얼마나 막아주는지까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겉으로는 전부 드러나지 않는다”며 “우리는 드러나지 않는 가치와 공헌도를 기록해 경기에도 반영하고 있다. 요코하마에서도 여러 상황과 표본 크기에 따라 달리 적용할 수 있는 통계들을 활용해왔다. 롯데에서도 잘 활용해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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