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드민턴, 말레이시아 꺾고 6년 만에 수디르만컵 결승 진출…김원호-나성승이 끝냈다!

입력 2023-05-20 14: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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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호(앞), 나성승.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배드민턴이 6년 만에 수디르만컵(세계혼합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 결승에 올랐다. ‘올해 상반기 최대 히트작’ 남자복식 김원호-나성승(세계랭킹 803위)이 말레이시아 애런 치아-소 우이 익(2위)을 꺾는 이변을 연출한 덕분이다.

한국은 20일 중국 쑤저우의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벌어진 말레이시아와 수디르만컵 4강전에서 매치스코어 3-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다음날(21일) 오후 3시(한국시간) 중국-일본전 승자와 결승을 치른다. 6년 만의 정상 탈환과 역대 5번째 대회 우승을 목전에 두게 됐다.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보니 한국은 경기 전부터 말레이시아를 향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김학균 배드민턴대표팀 감독은 “전날 오후 10시에 잠을 청했지만 자정에 눈이 떠지며 경기생각으로 밤을 샜다. 전날 남녀 복식조의 체력을 아낀 점은 호재다”며 “4강에 진출한 팀이면 전력 면에선 우리와 차이가 적다. 이기더라도 매치스코어 3-0, 3-1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우려대로 말레이시아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말레이시아 짜요’, ‘레츠고 말레이시아 레츠고’를 외치며 한국을 견제하는 중국 관중과 말레이시아 벤치의 응원이 어우러진 점도 한국에겐 불리했다.

1매치 혼합복식에서 서승재-채유정(5위)이 천탕지에-토에웨이(22위)에게 세트스코어 2-1(11-21 21-13 21-7) 역전승을 거뒀지만 매 세트마다 힘겹게 싸웠다. 1세트를 범실 퍼레이드 속에 11-21로 내주며 끌려갔다. 예상외로 견고했던 상대 수비를 뚫지 못해 랠리싸움에서 진 탓이다.

그러나 2세트부터 한국은 서승재-채유정의 짜임새가 살아난 반면, 말레이시아는 천탕지에의 범실이 늘어나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결국 한국은 16¤13에서 연속 5점을 뽑으며 승부를 3세트까지 끌고 갔고, 마지막 세트에서도 상대 네트·서브범실을 놓치지 않고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해 매치스코어 1점을 먼저 따냈다.

안세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매치 남자단식에서 전혁진(69위)이 리지지아(8위)에 0-2(11-21 9-21)로 패했지만, 3매치 여자단식에서 에이스 안세영(2위)이 분위기를 바꿨다. 예상 상대였던 고진웨이(30위) 대신 레차나 카루파테반(71위)이 나왔지만 안세영은 한 수 위 기량을 보이며 2-0(21-10 21-14) 완승을 거뒀다.

전날 타이쯔잉(대만·3위)처럼 카루파테반도 높은 서브로 안세영의 공격 이후 2~3구째 공격을 노렸지만, 안세영은 보란 듯이 견고한 수비는 물론 이전보다 물 오른 공격으로 카루파테반을 유린했다. 안세영의 경기를 기점으로 말레이시아를 응원하던 관중석에 정적이 흐르자 주장 김소영은 벤치에서 더욱 크게 북을 두드리며 분위기를 한국 쪽으로 가져왔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4매치 남자복식에서 김원호-나성승이 치아-소를 2-0(21-12 21-11)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끝냈다.

매치 시작 전부터 한국 벤치에선 “여기서 끝내자!”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기대에 부응하듯 김원호-나성승은 최근 상승세를 수디르만컵에서도 이어갔다. 남자·혼합복식 주축자원 김원호가 한 수 위의 높이를 보였고, 그 동안 대표팀 1진으로서 기회가 적었던 나성승이 신나게 상대 네트를 공략했다. 1세트 시작과 동시에 6연속 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하자 김원호의 혼합복식 파트너 정나은이 연신 “오빠 멋져!”를 외쳤다. 이후 한국은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손쉽게 경기를 매조지었다.

이날 경기 후 스포츠동아와 만난 서승재는 “허리 통증이 있었지만, 복대가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것 같아 1세트 후반부터 벗었다”며 “1매치 혼합복식에서 이겨야 동료들이 편하게 뛸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채유정도 “결승에서도 단체전에 걸맞은 책임감을 갖고 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쑤저우(중국) | 권재민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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