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스타’ 조규성, 배부를 수 없던 첫술…아직 시간은 충분해

입력 2023-05-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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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조규성.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조규성.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판타지 스타’ 조규성(25)이 컴백하자 전북 현대도 긴 겨울잠에서 깨어났다.

전북은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4라운드 홈경기에서 수원FC를 3-1로 완파하고 최근 4경기 연속 무패(2승2무)와 함께 승점 18(5승3무6패)로 7위에 올랐다. ‘절대 1강’ 울산 현대(승점 37)와 간격은 여전히 크지만, FC서울~제주 유나이티드~포항 스틸러스(이상 승점 24)의 2위권은 가시거리로 들어왔다.

전북 특유의 ‘공격 본능’이 살아났다. 시즌 개막 이후 극심한 압박과 부담에 짓눌려 무기력한 플레이를 반복했던 전북은 수원FC전에서 ‘원조 닥공(닥치고 공격)’의 귀환을 알렸다. 이날 주인공이 발목 인대 부상을 딛고 돌아와 결승골까지 뽑은 송민규(24)였다면, 조연은 종아리 부상을 털어낸 조규성이었다.
개막 직후부터 주축선수들의 줄 부상에 시달린 전북이다.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이탈자가 속출했다. 그 중 특히 뼈아픈 대목은 순식간에 증발한 공격진이었다.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선수 최초로 단일경기 멀티골을 터트리며 세계적 조명을 받은 조규성은 3월 A매치 소집기간에 꽤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빨리 복귀하려다가 오히려 더 탈이 났다. 팀 훈련에 참여하자마자 통증을 느껴 치료실로 향했고, 2개월여의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마음이 편치 않았다. 유럽 진출 시기를 여름으로 미루고 잔류한 그가 자리를 비운 동안 팀도 추락했다. 김상식 전 감독은 자진사퇴했다.

드디어 고대하던 복귀전. 김두현 전북 감독대행이 “서두르지 않고 착실히 재활 프로그램을 마쳤다. 잘 준비했다”며 맹활약을 기대했으나, 첫술에 배부르진 않았다. 풀타임을 뛰었음에도 결정적 찬스를 만들진 못했다. 특히 골문 앞에서 움직임이 조금은 급했고, 둔탁했다. 부상 이전 4경기에서 1골을 뽑은 그의 올 시즌 성적표는 여전히 초라하다.

하지만 최전방 공격수의 가치를 단순히 공격 포인트로만 측정할 순 없다. 상대 수비를 유도하고, 끌고 다니면서 주변에 공간과 찬스를 열어줘야 한다. 조규성은 이날 3차례 파울을 당했다. ‘특급 윙어’ 이동준(26·4회)에 이어 송민규(3회)와 함께 팀 내 2위였다. 몸 상태와 리듬이 올라온 국가대표 골잡이는 상대 수비진에게 역시나 상당히 껄끄러운 존재였다.

조규성은 여유로웠다. 표정도 어둡지 않았다. 월드컵 당시의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정신도 그대로다. “전북이 고유의 컬러를 찾았고 모두가 제 역할을 잘 이행하고 있다. 나만 골 감각을 찾고 열심히 하면 된다”는 그는 “동료들의 실력은 정말 대단하다. 그래서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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