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이닝 노히트’ 부산고 성영탁 “긴 이닝 던지는 안정적인 투수 목표” [제77회 황금사자기 스타]

입력 2023-05-22 15: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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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 성영탁. 목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부산고 성영탁. 목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언제든 길게 던질 수 있어요.”

부산고 에이스 성영탁(19)에게선 자신감이 짙게 느껴졌다. 언제든,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의 몫을 해내겠다는 강한 책임감을 엿볼 수 있었다.

22일 목동구장에선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사·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 9일째 세광고-부산고의 16강전이 벌어졌다. 우완 성영탁은 팀의 2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해 7.2이닝 무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5-3 역전승을 이끌었다.

성영탁은 이날 팀을 패배 위기에서 건져냈다. 부산고는 우완 조민우를 선발투수로 내세워 세광고 타선에 맞섰다. 그러나 조민우는 0.1이닝 3안타 1볼넷 3실점(2자책점)으로 크게 흔들리면서 조기에 강판됐다. 부산고는 1회초부터 세광고에 0-3으로 끌려갔다.

박계원 부산고 감독은 당초 예정보다 일찍 성영탁 카드를 꺼내들었다. 경기 후반부에 승리를 굳히기 위해 성영탁을 아껴뒀으나, 시작부터 커다란 위기에 처하자 급히 2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박 감독의 선택은 대성공을 거뒀다. 1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구원등판한 성영탁은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르며 무려 7.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한계 투구수 105개를 모두 채운 뒤 김동후에게 볼을 넘기고는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를 마쳤다.

성영탁은 105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단 1개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 부산고는 성영탁의 역투를 발판 삼아 2회말 4점, 5회말 1점을 뽑아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합류했다.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제 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세광고와 부산고의 경기가 열렸다. 1회초 1사 2루에서 부산고 성영탁이 구원 등판해 볼을 던지고 있다. 목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제 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세광고와 부산고의 경기가 열렸다. 1회초 1사 2루에서 부산고 성영탁이 구원 등판해 볼을 던지고 있다. 목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성영탁은 경기 후 “1회부터 위기가 찾아와 오늘 경기는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예상보다 빠른 타이밍에 교체가 됐는데,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만큼 오늘 내 몫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홀로 7.2이닝을 막은 데 대해 “항상 언제든 마운드에 올라가면 길게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친구들이 8강과 4강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으면 한다. 결승전에서 꼭 한 번 더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성영탁의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44㎞까지 나왔다. 점진적으로 구속을 더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는 “현재 목표는 145㎞다. 그 목표를 달성한 다음에는 147㎞까지도 던져보겠다”고 밝혔다.

가장 자신 있는 변화구는 커브다. 성영탁은 “변화구는 커브, 슬라이더, 스플리터를 던지는데, 개인적으로 커브가 가장 좋다. 슬라이더는 투 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헛스윙을 유도할 때 던져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출신인 만큼 롤모델로는 롯데 자이언츠 투수 나균안을 꼽았다. 성영탁은 “긴 이닝을 끌고 가는 선배님의 모습을 닮고 싶다. 경기에서 최대한 오랫동안 공을 던지는 안정적인 투수가 되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목동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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