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3회말 1사 1, 2루 롯데 윤동희가 역전 좌월 3점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돌며 미소 짓고 있다. 사직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1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3회말 1사 1, 2루 롯데 윤동희가 역전 좌월 3점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돌며 미소 짓고 있다. 사직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거인군단 영스타 탄생

피홈런 없던 한화 문동주 상대 아치
롯데 2연패 끊고 7-5 승리 선봉장
서튼 감독 “윤동희 자신감이 장점”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20)가 다시 한번 스타성을 뽐냈다.

윤동희는 1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 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 6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해 4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의 맹타로 팀의 7-5 승리를 이끌었다. 2연패를 끊은 롯데(31승24패)는 이날 두산 베어스에 4-11로 패한 NC 다이노스(31승25패)를 4위로 끌어내리고 3위로 복귀했다.

주인공은 윤동희였다. 윤동희는 2-3 으로 뒤진 3회말 1사 1·2루서 좌월 3점홈런(시즌 2호)으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볼카운트 1B-1S서 한화 선발투수 문동주의 3구째 몸쪽 깊숙한 시속 150km 직구를 잡아당겨 비거리 115m의 아치를 그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10경기(50이닝) 동안 홈런을 단 1개도 허용하지 않은 문동주를 무너뜨린 한방이었다.

뜨겁게 달아오른 방망이는 홈런 이후에도 식을 줄 몰랐다. 5회말 무사 1루선 한화 3번째 투수 정우람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뽑아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올 시즌 2안타로 멀티히트를 작성한 적은 총 7차례 있었지만, 3안타 경기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비단 타격뿐만이 아닌 스타성 또한 롯데가 바라던 대로 나타나고 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윤동희가 계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니 팀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특히 자신감이 넘친다. 타석에서 접근법도 성숙해지는 듯하다”고 칭찬했다. 이어 “내 경험에 비춰볼 때 어린 선수들은 크게 두 부류에 속했다. 한 부류는 9회말 2사 만루 동점 상황에서 ‘내가 나가 치겠다’고 한다면, 다른 한 부류는 ‘제발 나한테 (승부처가) 오지 말라’고 한다. 윤동희는 전자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윤동희는 이를 타석에서 제대로 입증하고 있다. 3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 5-5로 맞선 9회말 무사만루에서 파울홈런을 친 뒤 “타석에 들어서기 전부터 내가 경기를 끝내는 상상을 하고 있었다”며 웃기도 했다. 1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팀의 패배 속에서도 3-3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두 경기에선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지만, 윤동희는 주목을 끌 수밖에 없는 ‘낭중지추’였다. 이날 사직구장을 찾은 롯데 팬들도 윤동희의 타석 때면 유독 큰 함성을 보냈다. 윤동희는 맹타로 화답했다.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