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차 트라우마’ KIA, 공격만큼이나 챙겨야 할 ‘수비 디테일’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 스포츠동아DB

단순히 못 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KIA 타이거즈는 13~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에서 내리 패하며 일찌감치 루징 시리즈를 떠안았다. 부상병들의 1군 복귀를 기다리며 ‘버티기’를 선언한 지 어느덧 2개월이 지났는데, 6월 중순 들어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

KIA는 14일까지 올 시즌 55경기에서 25승30패를 기록했다. 승패의 마진은 ‘-5’로 크게 나쁘진 않지만, 6월 들어 기세가 크게 꺾였다는 게 몹시 뼈아프다. KIA는 6월 11경기에서 3승8패로 부진하다. 롯데 자이언츠~SSG 랜더스~두산 베어스~키움과 잇달아 3연전을 벌였는데, 위닝 시리즈는 9~11일 두산과 잠실 3연전뿐이다.

무엇보다 잦은 ‘석패’가 팀에 적지 않은 생채기를 남기고 있다. KIA는 6월 들어 무려 7번이나 1점차로 패했다. 11일 두산전부터 14일 키움전까지는 1점차로만 3연패를 안았다. 결정적 찬스에서 타점이 나오지 않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공격의 비효율만 따질 게 아니다. 결정적 수비 실책으로 인한 실점, 소위 ‘클러치 에러’가 KIA에 거듭 치명상을 안기고 있다.

KIA는 13일 키움전에서 0-1로 패했다. 1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키움 에디슨 러셀에게 얻어맞은 1타점 적시타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에 앞선 장면이었다. 유격수 박찬호가 1사 1루서 키움 이정후의 땅볼을 포구하지 못했다. 무리 없이 잡았더라면 병살로 충분히 이닝을 마칠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더 아쉽다.

김종국 KIA 감독은 이튿날 “(박)찬호가 실책을 할 때 실점률이 높더라. 중요한 순간 나올 때가 많았는데, 원래 유격수가 가장 어려운 자리”라면서도 “자기 자신이 실책을 해 실점을 하면 선수단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크다. 찬호에게 좀더 집중하자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KIA는 1-2로 패한 14일 경기에서도 실책성 플레이가 겹치는 등 여전히 불안한 수비를 노출했다. 타이트한 상황에서 디테일을 놓치면서 떠안은 패배라 후유증은 훨씬 더 뼈아플 수밖에 없다. 공격 못지않게 수비에서도 꼼꼼해져야 한다.

1점차 승부에선 투수진을 추격조로만 운영할 수 없다. 필승조도 써야 하고, 버티고 있는 선발투수는 최대한 길게 이닝을 끌어가야 한다. 반복되는 1점차 패배의 데미지는 언젠가 커다란 눈덩이로 굴러올 수 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게 급선무인 KIA다.

고척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