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곽빈(왼쪽)·김명신. 스포츠동아DB
서서히 힘이 떨어지는 시기에 두산 베어스는 반대로 힘을 내고 있다. 7월 첫 7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6월까지 6위였던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렸다. “남은 전반기는 전력으로 싸우겠다”고 선언한 이승엽 두산 감독은 현재 전력을 극대화해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겠다던 다짐을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 7월 팀 ERA 1.83의 강력한 마운드를 앞세워 버틴 결과다.
그 중심에는 선발투수 곽빈(24)과 필승계투요원 김명신(30)이 있다. 곽빈은 올 시즌 두산을 넘어 KBO리그 최정상급 국내 선발투수로 우뚝 섰다. 12경기에서 8승2패, ERA 2.08을 기록 중이다. 특히 7월 2경기(11이닝)에선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모두 승리를 챙겼다. 흐름이 좋았던 시즌 초반 허리 부상으로 위기를 맞았지만, 꾸준히 보강운동을 하는 등 착실히 재활을 거친 뒤 돌아와 팀의 상승세에 단단히 한몫하고 있다. 리그 최정상급의 직구 회전수를 지닌 데다, 새로운 주무기 체인지업까지 곁들이자 위력이 배가됐다.
초반에는 주로 롱릴리프 역할을 담당했던 김명신의 반전도 돋보인다. 올 시즌 34경기에서 2승2패7홀드, ERA 2.98의 성적도 눈부시지만, 최근 필승계투조로 도약한 뒤 9연속경기(11.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무결점 투구로 두산의 허리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탁월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7월 첫 6경기에서만 1승4홀드를 챙기며 불펜 안정화에 앞장섰다. 최근 꾸준한 활약이 이어지자, 9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는 김명신을 응원하는 팬들이 잠실구장에 커피차를 보내기도 했다.
이 감독도 최근 투수들의 활약을 두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9일 경기에 앞서 “항상 투수 파트가 가장 큰 고민이었고, 더워지는 7~8월에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며 “최근 들어 접전 승부가 많아지면서 김명신을 많이 쓰긴 했는데, 그동안 아낄 수 있는 투수는 최대한 많이 아끼자고 했다. 그 플랜으로 아직은 잘 버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명신은 스피드에 비해 공 끝에 힘이 있고, 제구력이 좋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 제구력”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