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NK 진안(오른쪽)이 5일 대만 타이베이 허핑농구체육관에서 열린 이란과 존스컵 1차전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 | 윌리엄존스컵
고교 시절 대만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부산 BNK 썸 센터 진안(28·182㎝)은 팀의 제42회 윌리엄존스컵농구대회(이하 존스컵) 출전이 결정되자마자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대만에서 내가 뛰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 용돈도 준비하라”고 ‘애교 섞인 엄포’를 놓았다. 모국 대만에서 가족과 조우하게 된 것은 물론 국내 최정상급 센터로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 기뻐했다. 실제로 5일 이란과 존스컵 첫 경기를 치른 대만 타이베이 허핑농구체육관에는 진안의 가족이 모두 출동했다.
진안에게 이번 존스컵은 새로운 전술에 녹아드는 동시에 본인의 국제경쟁력까지 점검할 수 있는 소중한 무대다. 그렇다 보니 한 번의 플레이도 결코 허투루 하지 않는다.
그런데 코트 밖에서도 선수단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어 화제다. BNK가 전지훈련 차 대만에 입국한 7월 27일부터 진안이 도우미로 나섰다. 공항에서 빠르게 입국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온라인 입국신고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알려줬고, 그 덕분에 선수들은 대기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선수단의 일정 관리와 음식 문제도 직접 해결했다. 박정은 BNK 감독은 “선수단이 일정을 소화하는 데 진안이 큰 도움을 줬다”며 “무엇보다 음식과 관련한 부분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 간식을 비롯해 다양한 식음료를 추천해준 덕분에 다른 선수들이 음식 문제로 힘들어하지 않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5일 이란과 첫 경기(87-44 승)를 마친 뒤에는 보조통역 역할까지 했다. 농구와 관련된 현지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자 이를 직접 박 감독에게 전달하며 원활한 소통을 도왔다.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상황이지만, 표정은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진안은 “은퇴하고 난 뒤에 이런 일도 할 수 있겠다고, 가이드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로 좌중에 웃음을 안겼다.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최우선 과제는 역시 팀의 성적이다. 진안은 “다 이기는 게 가장 좋다”고 의욕을 드러내면서도 “안 다치고 많은 것을 얻어서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타이베이(대만)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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