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창원 LG-NC전에 앞서 형사들이 순찰을 돌고 있다. 창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26일 창원 LG 트윈스-NC 다이노스전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상황은 이랬다. 3-5로 뒤진 9회말 2사 1루서 NC 박건우가 평범한 2루수 방면 땅볼을 쳤다. 타구가 윤상원 2루심의 동선과 겹쳤지만, LG 2루수 신민재는 침착하게 잡아 2루에 던져 1루주자를 아웃시켰다. 그대로 경기가 끝난 듯했다.
그러나 2루심이 타구가 자신의 발에 맞았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KBO 경기규칙 5.06(c) ‘볼데드 규정’ 6항(내야수<투수 포함>에게 닿지 않은 페어볼이 페어지역에서 주자 또는 심판원에게 맞았을 경우 또는 내야수<투수 제외>를 통과하지 않은 페어볼이 심판원에게 맞았을 경우 타자가 주자가 됨으로써 베이스를 비워줘야 하는 각 주자는 진루한다)이 적용돼 박건우의 타구는 내야안타로 기록됐다.
기사회생한 NC는 이어진 제이슨 마틴의 중전적시타, 권희동의 3점홈런으로 7-5 역전승을 거뒀다. LG로선 다 잡았던 경기를 놓친 터라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법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27일 “잠도 못 잤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었는데, 상황이 그렇게 됐다”면서도 “좋지 않은 얘기는 자꾸 되새기면 선수들도 데미지를 받는다”며 애써 의연함을 보였다.
LG 팬들도 큰 아쉬움을 느낄 만했다. 윤 심판을 향한 비난이 끊이질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른 후폭풍도 거셌다.
26일 2루심을 맡았던 윤 심판은 이날 주심을 맡아야 했지만, 출근하지 않았다. 비난을 넘어 협박성 글까지 인터넷에 올라왔기 때문이다. 허운 KBO 심판위원장은 27일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윤 심판에 대한 협박성 글로 본인도, 가족들도 위협을 느꼈다. 오늘 경기에 배정하지 않고 서울로 올려보냈다”며 “징계는 아니다. 야구규칙에 맞게 조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장으로는 형사들이 출동해 순찰을 돌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고, 보안검색 또한 강화됐다. 경기장 곳곳을 둘러보느라 동분서주하던 김시진 KBO 경기감독관은 “금속탐지기 등을 활용해 팬들이 최대한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창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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