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자욱. 스포츠동아DB
쉴 틈 없이 달려온 여파 때문일까. 구자욱은 9월 첫 4경기에서 14타수 1안타(타율 0.071)로 주춤했다. 팀 타선의 위력도 감소됐고, 삼성은 1승3패로 무너졌다.
변화도 있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6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에 구자욱을 3번타자 좌익수로 기용했다. 구자욱은 2020시즌 445이닝을 소화한 뒤 한 번도 좌익수로 나서지 않았다. 주 포지션도 우익수로 굳어졌다. 박 감독은 “장기적 관점에서 결정했다”며 “김성윤이 우익수로 잘하고 있는 만큼 구자욱이 좌익수를 맡아주는 게 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포지션 변화가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깔려있었다.
이날 역시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초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3회초 2번째 타석에선 롯데 선발투수 나균안의 커브를 깨끗한 중전안타로 연결하며 타격감을 되살렸다. 끈질긴 승부 끝에 정확한 타격으로 뽑은 안타였다.
5회초 볼넷으로 출루한 구자욱은 1-2로 뒤진 7회초 4번째 타석에서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었다. 1사 1·3루서 최준용의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쳐냈다. 이날의 결승타였다. 2루에 안착한 구자욱은 두 팔을 치켜들고 기쁨을 표현했다. 4-2로 앞선 8회초 2사 만루서도 밀어내기 볼넷으로 타점을 추가했다.
이날 3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활약을 펼친 구자욱은 시즌 타율을 0.332(346타수115안타)까지 끌어올리며 타격왕 경쟁을 이어갔다. 삼성은 구자욱의 활약을 앞세워 7-2 승리를 거두고 50승(1무65패) 고지를 밟았다.
울산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