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세웅·나균안·윤동희(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보이지 않는 노력들을 알아주셨으면 했습니다.”
2022항저우아시안게임(AG) 야구 금메달리스트 박세웅(28), 나균안(25), 윤동희(20·이상 롯데 자이언츠)는 7일 펼쳐진 대만과 대회 결승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서둘러 휴대전화를 찾았다. 이번 대회를 최상의 컨디션으로 치를 수 있게 올 시즌 내내 몸 관리를 도운 롯데 트레이닝파트 코치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박세웅은 9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우리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힘을 써준 분들”이라고 고마워했다. 나균안은 “코치님들의 노력을 잘 알고 있으니 (통화는) 당연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 3명은 경기력으로 보여줬다. 나균안은 3일 펼쳐진 태국과 대회 B조 조별라운드 최종전에 선발등판해 4이닝 무4사구 9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전날 대만에 진 충격을 씻어내며 대표팀에 다시금 희망을 안겼다. 박세웅은 5일 열린 대회 슈퍼라운드 일본전에서 6이닝 9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결승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윤동희는 대회 6경기에 출전해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196, 1홈런, 6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윤동희가 없었다면 어떡했을까 싶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롯데 이대승 트레이닝코치.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이에 이들 3명이 우승의 감동을 나누고 싶어 한 이가 트레이닝파트였던 것이다. 윤동희는 “우승하니 생각나더라”며 “보이지 않는 노력들을 알아주셨으면 했다. 메달이라도 목에 걸어드리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이대승 롯데 트레이닝코치는 “도움을 준 게 없는 것 같은데 (박)세웅이와 (윤)동희, (나)균안이가 먼저 연락을 줘 뿌듯하고 고마웠다”며 “통화하면서 그동안 함께한 힘든 시간들이 스쳐지나갔다. 어제(8일) 돌아온 뒤에도 다들 ‘AG에서도 코치님 말씀대로 준비하니 컨디션이 좋았다’고 해줘 고마웠다. 내게도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이들 3명에게 감사 인사를 받은 이는 비단 트레이닝파트뿐만이 아니었다. 박세웅은 대회 시상식이 끝난 뒤 자신의 메달을 권누리 불펜포수의 목에 걸었다. 박세웅은 “(권)누리 형과 함께한 4번째 국제대회였는데, 그동안 한 번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형이 홀로 해외까지 와 궂은일을 했다. 같이 고생한 형 몫까지 챙기고 싶어 어떤 방법이 좋을지 고민하다가 메달을 목에 걸었다”고 밝혔다. 이에 나균안은 “내가 포수 출신이라서 그런지 누리 형이 ‘내 공을 받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하더라”며 웃은 뒤 “그래서인지 형과 더 친해졌다. 형이 우리 선수들을 위해 엄청 노력해줬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잠실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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