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규. 스포츠동아DB
김영규는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전체 79순위)의 비교적 낮은 순위에 지명됐다. 이를 고려하면, 성장세가 무척 가파르다. 1군 데뷔 첫해인 2019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0경기에서 5승(4패1홀드)을 따내더니 지난해에는 72경기에서 2승7패1세이브13홀드를 챙기며 불펜의 한 축이 됐다. 올 시즌에도 10일 현재 60경기에서 2승4패22홀드, 평균자책점(ERA) 3.20을 기록 중이다. 2019년 138.1㎞에 불과했던 직구 평균구속 또한 145㎞까지 상승했다. 그는 “이제 6년차다. 열심히 한 만큼 야구가 늘 것으로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태극마크를 단 과정은 극적이었다. 소속팀 동료인 좌완투수 구창모(26)의 부상 이탈에 따른 대체자로 뒤늦게 대표팀에 발탁됐고, 태국과 조별리그 3차전에 등판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힘을 보탰다. 김영규는 “처음 태극마크를 달아서 그런지 국제대회라는 위압감이 느껴졌다”면서도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 야구인생에도 큰 도움이 된 무대”라고 밝혔다.
멘탈 측면에서도 한 단계 성장했다고 자평했다. 접전 상황에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아야 하는 필승조 투수에게 강한 멘탈은 필수다. 김영규는 “접전 상황에 더 집중하려고 하고, 언제든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더 자신 있게 던진다”며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이 왜 국가대표고, 최고의 선수들인지 느꼈다. 나도 더 연구하고 노력해서 뒤처지지 않고 잘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제는 NC를 위해 더 달려야 한다. NC 복귀 후 첫 경기였던 9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에서 2.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한 덕분에 마음은 한결 편해졌다. 8일 귀국하자마자 창원으로 이동하는 힘든 여정이었음에도 혼신을 다해 투구했다. 3위를 다투고 있는 팀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뿐이다. 김영규는 “부담은 없다”며 “한 경기 한 경기가 정말 소중하다. 좋은 기운을 가져와서 팀이 연승을 이어나가길 바랄 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