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ㅣ키움 히어로즈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5)는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팀의 올 시즌 홈 최종전인 삼성 라이온즈전 8회말 대타로 나서며 팬들에게 직접 작별인사를 전했다. 올 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그는 당분간 국내무대에선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이정후는 7월말 왼 발목 수술을 받은 뒤 3개월 가까이 재활에 매진했다. 당시만 해도 사실상 ‘시즌 아웃’이란 얘기가 흘러 나왔지만, 그는 홈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기 위해 재활에 속도를 높였다. 그만큼 이정후에게도 소중했던 팬들과 마지막 만남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정후는 10일 삼성전을 마치자마자 광주로 이동한 키움의 원정길에 동행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1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현재 몸 상태로는 추가 출전이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선수 본인의 의견을 전적으로 따라주려고 한다”며 이정후의 출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정후는 이날 KIA전을 앞두고 “(1군에서) 재활 스케줄이 아직 남아있다. 또 팀원들이 나의 홈 최종전을 응원해줬으니 나도 끝까지 팀원들을 응원하고 싶어 동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가 출전 여부에 대해선 “아쉽게도 실전에는 더 이상 나갈 수 없는 몸 상태다. 10일 경기에서 공을 배트에 맞힌 것은 정말 운이 좋았다. 치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강했는데, 어떻게 해서든 공을 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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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막연해 보였던 메이저리그 도전은 점점 더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제부터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 자체가 계약과 직결될 수 있는 시점이다. 실제로 10일 고척 삼성전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피트 푸틸라 단장(34)이 직접 찾아 이정후의 복귀전을 지켜봤다. 샌프란시스코는 올 시즌 11명의 선수가 중견수를 맡았을 정도로 외야 뎁스가 취약한 팀이다. 이정후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정후는 이에 대해 “계약과 관련해 내가 해야 할 것은 없지 않나. 계약은 에이전트가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 몸을 잘 만들고 컨디션도 좋게 유지하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 본다”고 얘기했다.
조기 미국행에 대해선 아직까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정후는 “계약을 하게 되면, 그 뒤에 일정을 잡을 것 같다. 그 전까지는 이전 해와 똑같이 비시즌을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