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아시아축구연맹(AFC)
포항은 24일 일본 사이타마현 사이타마스타디움2002에서 벌어진 우라와 레즈(일본)와 2023~20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J조 3차전 원정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3전승을 거둔 포항은 조 1위로 순항을 이어갔다.
지난 여러 시즌 동안 포항을 옥죈 위기가 올 시즌에도 반복됐다. 과거와 비교해 줄어든 예산으로 인해 뎁스는 더욱 얇아졌고, 부상자나 이적생이 발생하면 온전히 스쿼드를 꾸리기 힘들었다. K리그1 남은 4경기와 FA컵 준결승전을 앞둔 지금도 마찬가지다. 오베르단(브라질)과 완델손(브라질)은 이미 ‘시즌 아웃’됐고, 백성동과 그랜트(호주)도 좀처럼 몸 상태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매 경기 ‘운영의 묘’를 발휘한 김기동 감독의 지략과 선수단 내 ‘포항정신’으로 위기를 이겨내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 오베르단의 이탈은 기존 공격형 미드필더 김종우와 한찬희, 김준호로 메우고 있다. 완델손과 그랜트가 동시에 이탈한 수비진은 오른쪽 풀백 박승욱의 왼쪽 기용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 리그 2위와 FA컵 4강이라는 기대이상의 성적에는 ‘이만큼 강한 잇몸’의 활약이 컸다.
김 감독과 베테랑 선수들은 올 시즌 호성적의 원동력으로 단연 포항정신을 지목한다.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골자로 한 포항정신에 대해 김 감독은 “초반 실점, 부상자 발생 등 시즌을 치르면서 어려운 일이 많다. 그러나 거기서 포기하지 않고 만회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포항정신”이라며 “한때 우리 팀 베스트 11의 30~40%가 유스 출신이었다.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구조가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포항정신이 계승된 것 같다”고 밝혔다.
김승대의 의견도 같았다. 포철동초~포철중~포철공고를 거친 ‘로컬보이’인 그는 “프로무대 입성 후 포항 외에도 전북 현대, 강원FC, 옌볜 푸더(중국) 등에서도 뛰어봤지만 포항만의 고유한 문화가 있다.
주전과 비주전 가릴 것 없이 서로 동료의 부족함을 채워주려고 노력한다”며 “이런 분위기가 형성돼있다 보니 이적생들도 포항의 축구 스타일과 클럽하우스 문화에 잘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부상자가 많아도, 일정이 빡빡해도 우리는 무너지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