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주민규. 스포츠동아DB
울산은 2시즌 연속 K리그1 왕좌에 올랐다. 2023시즌 초반부터 물샐틈없는 조직력과 막강한 전력으로 승점을 착실히 쌓았고, 파이널라운드 3경기를 남기고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 시즌 17년 만에 거머쥔 리그 우승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한 울산은 내년 3연패를 목표로 ‘절대왕조’ 건설을 꿈꾼다.
울산의 2연패 중심에는 주포 주민규가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울산으로 이적한 그는 17골을 터트리며 K리그1 득점왕에 올랐다. 티아고(대전하나시티즌)와 동률을 이뤘지만 출전시간이 더 적어 득점왕에 등극한 주민규는 2021년 제주 시절 득점왕에 이어 2번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울산과 주민규의 ‘해피엔딩’ 서사에 굴곡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울산은 시즌 후반기에 전반기만큼 승점을 쌓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8월말 FC서울전부터 리그 3경기 연속 무승에 그친 데 이어 9월말에도 3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주민규도 7월초부터 6경기 동안 골을 뽑지 못한 채 긴 침묵에 빠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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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몇 차례 위기 속에도 주민규는 흔들리지 않았다. 4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그는 “예전과 달리 울산 선수들에게 ‘우승 DNA’가 생겼다”고 말했다. 과거 우승의 향방이 갈리는 결정적 상황에서 미끄러지는 아픔을 수차례 겪었던 울산이 더 이상은 아니라는 얘기였다.
주민규는 이 같은 팀 분위기가 홍명보 감독 덕분이라고 밝혔다. “홍 감독님의 지도 덕분에 올 시즌 위기에도 우승을 의심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은 그는 “나이가 들면서 지도자 분들이 어려운 경기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눈여겨보게 된다. 홍 감독님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며 전폭적 신뢰를 드러냈다.
리그를 제패한 울산의 눈은 이제 아시아무대로 향한다. 울산은 12일 홈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 2023~20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I조 6차전을 치른다. 조 1위 가와사키(승점 15)에 이어 2위(승점 9)에 올라있는 울산은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 승리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홍 감독의 지도력과 주민규의 시너지 효과가 다시 한번 빛나야 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