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의리. 스포츠동아DB
KIA 타이거즈 좌완투수 이의리(21)는 18일 미국 시애틀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다부진 의지를 전했다. 내년이면 어느덧 프로 4년차인 그가 해가 넘어가기도 전에 미국행을 결심한 것은 남다른 자기반성 때문이었다.
이의리는 올해 정규시즌 28경기에서 11승7패, 평균자책점(ERA) 3.96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시즌 10승을 달성했지만, 잔부상 등이 겹치는 바람에 이닝 소화력은 2022시즌(154이닝)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 올 시즌 131.2이닝을 던졌다.
이의리는 “무엇이 아예 안 되면 뜯어 고치기라도 할 텐데, 잘 되다가 안 되는 모습이 반복되니 개인적으로 올해가 가장 힘들었다”고 시즌을 돌아봤다. 이어 “영상을 계속 보며 정리를 해봤는데, 그래도 내 단점을 명확하게 찾을 수 있어 소득은 있는 시즌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의리는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확실히 있어 보였다. 그러다 보니 손도 말려서 제구가 엉키더라. 단점을 찾았으니 이제는 잘 고치는 게 최우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의리는 시애틀에 위치한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서 팀 동료 정해영, 윤영철, 곽도규 등과 함께 33박34일의 일정을 소화한다. 정재훈, 이동걸 투수코치가 동행한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드라이브라인은 첨단과학장비를 이용해 투수들의 투구 메커니즘을 파악해 구속 및 밸런스 조정능력을 향상시키는 곳이다. 메이저리그 현역 선수들도 비시즌 훈련을 진행할 정도로 미국 내에선 투수 능력 향상에 정평이 난 시설이다.
이의리는 “투수로서 기초적인 틀을 다시 잘 잡고 싶었다. 장기 레이스에 앞서 틀을 잡는 과정을 꼭 거치고 싶었는데, 올해가 그 적기라고 봤다”고 털어놓았다.
이의리는 “구속 향상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것보다 ‘어떻게 하면 공을 잘 던질 수 있나’라는 근본적 해결책을 찾고 싶었다. 나의 몸과 투구 메커니즘을 정확하게 파악하면, 공을 던지는 것 자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봤다”고 설명했다.
이의리는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3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영건으로 맹활약하기도 했다. 류현진,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에 이어 국가대표 좌완 계보를 이을 차세대 주자로 꼽힌다. 이에 대해 그는 “나는 아직 보여준 게 많이 없다고 생각한다. 프로는 결국 결과로 능력을 보여야 하지 않나.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내가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올해까지 내가 보여드린 것보다 앞으로 내가 보여드릴 게 더 많이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