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을 특별한 팀으로 만들어주는 더블 리베로와 세터들

입력 2023-12-21 14:0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제공 | KOVO

사진제공 | KOVO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은 올 시즌 사상 첫 통합 4연패에 도전한다. 선두 우리카드(승점 36·13승4패)만큼이나 3위 대한항공(승점 31·10승6패)을 향한 관심이 큰 이유다.

대한항공의 통합 4연패를 거론할 때 사령탑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핀란드)을 빼놓을 순 없다. 2021~2022시즌에 앞서 부임해 V리그 역대 최연소 사령탑에 오른 그는 매 시즌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낳고 있다. 대한항공 구단 직원들은 “부임 초반 프로들을 대상으로 저렇게 가벼운 훈련을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독특했다. 그러나 지금 와서 보니 틸리카이넨 감독은 굉장히 치밀하게 한국에서 감독 생활을 준비하고 실행한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의 치밀함은 선수 기용과 관리에서 드러난다. 기자회견 때마다 “선수의 경기력과 플레이 스타일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에는 조심스럽다. 코트에서 직접 확인하면 될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이미 속으로는 상대별 맞춤 세터-공격수 조합과 수비 라인을 구상해놓은 상태였다.

그 치밀함은 더블 리베로와 세터 기용에서 드러난다. 대한항공은 21일 현재 올 시즌 16경기에서 59세트를 소화했다. 그 중 리베로로 정성민(16경기 59세트)과 오은렬(15경기 56세트)을 각각 디그와 리시브 상황에서 기용하며 수비에 세밀함을 더했다. 일반적 수비 상황인 디그에선 정성민, 서브를 받아야 하는 리시브 상황에선 오은렬을 투입해 수비에서 선수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그 결과 대한항공은 최소 범실(3위·335개), 리시브 효율(1위·43.54%), 세트당 디그(1위·10.78개) 등 수비 관련 지표에서 고루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오은렬은 리시브 효율 부문에서 한국전력 료헤이(일본·53.04%)에 이어 리그 2위(51.16%)를 달리며 틸리카이넨 감독의 신뢰에 부응하고 있다.

한선수(16경기 52세트)-유광우(16경기 46세트) 체제의 세터 활용도 인상 깊다. 기본적으론 한선수가 주전이지만 상대에 따라 과감하게 유광우를 1세트부터 주전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리그 최고 공격성공률(1위·53.97%)을 자랑하는 대한항공이 주특기인 후위공격 성공률(1위·62.36%)을 앞세워 선전한 원동력도 단연 한선수(세트 성공률 58.1%·후위공격 세트 성공률 66.3%)-유광우(세트 성공률 54.2%·후위공격 세트 성공률 57.4%) 조합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의 더블 리베로, 복수 세터의 다양한 기용 등은 과거 다른 팀들도 사용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그 속에 담긴 치밀한 선수 파악과 전력 극대화는 대한항공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다.

권재민 스포츠동아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