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허웅. 사진제공 | KBL
시즌 개막에 앞서 멤버 구성만으로도 KCC를 우승 후보로 분류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국내 최정상급 슈터로 평가받는 허웅을 비롯해 외국인선수 수비가 가능한 빅맨 이승현과 최준용, 라건아, 송교창, 정창영 등이 포진하고 있어 ‘베스트 5’를 구성하는 것 자체가 행복한 고민으로 보였다. 게다가 새 외국인선수 알리제 드숀 존슨도 득점력이 뛰어나 KCC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시즌 초반 선수들의 손발이 맞지 않은 탓에 좀처럼 승수를 쌓지 못했다. 존슨의 수비력이 떨어지는 까닭에 이승현과 라건아의 부담이 커졌다. 이는 공격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설상가상으로 믿었던 허웅의 외곽슛이 말을 듣지 않았다. 최근 7연승을 달리기 전에는 허웅의 3점슛 성공률이 32.4%(102시도 33성공)에 그쳤다. 통산 기록(36.9%)을 크게 밑도는 수치였다.
그러나 허웅은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그의 외곽슛이 불을 뿜으면서 KCC의 경기력도 살아났다. 7연승 기간 중 허웅의 3점슛 성공률은 46.7%(45시도 21성공)에 달한다. LG, 울산 현대모비스 등 쉽지 않은 상대들을 만나 승리를 챙긴 최근 4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허웅의 3점슛 성공률은 57.7%(26시도 15성공)까지 올라간다.
사진제공 | KBL
결정적 순간 터지는 3점슛 한 방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엄청난 효과가 있는데, 허웅이 그 역할을 100% 수행하고 있다. 최근 라건아와 이승현이 컨디션을 되찾으면서 골밑 수비가 탄탄해진 덕분에 허웅 또한 편안하게 외곽 움직임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허웅이 장기를 되살리면서 다른 선수들도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KCC가 ‘슈퍼팀’다운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한 비결이다. 타 구단 사령탑들도 KCC에 대해 “확실히 힘이 있는 팀”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금의 기세대로라면 무서울 게 없는 KCC다.
강산 스포츠동아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