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순기 현대캐피탈 감독대행이 써내려가는 마법 같은 이야기는 현재진행형

입력 2024-03-19 1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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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진순기 감독대행. 스포츠동아DB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가 5라운드를 앞둔 올해 1월 말이었다. 당시 6위 현대캐피탈 진순기 감독대행(41)은 “5~6라운드에서 10승(2패)을 거두면 ‘봄배구’ 진출이 가능하다”고 남은 시즌 목표를 밝혔다. 배구계에선 쉽지 않다고 예상했고, 그저 선수들을 다독이려는 메시지 정도로만 간주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5~6라운드에서 9승(3패)을 챙겨 4위(승점 55)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3위 OK금융그룹(승점 58)과 승점차도 3까지 좁혀 21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준플레이오프(준PO)를 치르게 됐다. 지난 2~3개월 동안 진 대행이 만들어낸 마법 같은 이야기다.

전력분석코치였던 진 대행은 지난해 12월 21일 최태웅 전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경질되자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지도자로서 수치와 분석에 밝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선수시절 프로 경험이 없었던 그가 ‘명가’ 현대캐피탈의 재도약을 이끌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그러나 진 대행은 남은 시즌 14승(4패)을 거두며 팀을 ‘봄배구’ 무대로 이끌었다. 스스로도 “12시즌을 현대캐피탈에서 재직했지만 사령탑 신분으로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할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며 놀라워했다.

마법 같은 순간을 만들어냈지만, 진 대행은 주변의 칭찬에 취하지 않는다. 정규리그에서 상대전적 3승3패로 팽팽하게 맞섰던 OK금융그룹과 단판 준PO를 넘어 우리카드와 PO, 대한항공과 챔피언 결정전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선수들에게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규리그에서 대반전은 지나간 일이라는 메시지도 전달했다”며 “OK금융그룹이 서브가 약한 팀처럼 보여도 코스와 힘 조절을 잘해 리시브 라인을 보완해야 한다. 강한 서브로 상대를 흔들어 주포 레오를 향한 세트 확률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진 대행은 “우리가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하려면 6경기를 이겨야 한다. 한 라운드를 치른다는 생각으로 ‘봄배구’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단기전에선 기세가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의 기세는 도저히 질 것 같지 않아 좋은 결과를 가져올 자신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스포츠동아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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