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진군 북면 신화2리 마을이 산불 피해 복구를 완료하고 단정하고 깨끗한 모습으로 탄생했다. 사진제공 ㅣ 울진군
초대형 산불 3년 울진, 산불 대응부터 생태·공동체 회복까지 전국적 모범 사례로 부상
2022년 3월,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에서 시작된 초대형 산불은 213시간 동안 무려 1만4천여 헥타르의 산림을 태우며 전국적인 재난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절망 속에서도 울진은 멈추지 않았다. 3년이 흐른 지금, 울진은 가장 앞선 산불 대응 체계를 갖춘 ‘재난 극복 선도 지역’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응’을 넘어 ‘예측’으로… 울진의 진화한 산불 시스템
울진군은 대형 산불의 아픔을 겪은 뒤, 단순 복구를 넘어 미래형 재난 대응체계 구축에 전력을 다했다.
AI 기반 산불 감시 시스템을 비롯해 무인 드론스테이션 구축, 1350억 원 규모의 국립 동해안 산불방지센터 건립, 경북119 산불 특수대응단 유치까지, 전국에서도 유례없는 수준의 대응 인프라를 갖췄다.
신속한 초동 대응을 위해 울진군은 산불 발생 시 신고 접수 후 5분 이내 헬기 출동이 가능하도록 체계를 정비했으며, 인접 시·군과의 헬기 공조 체계를 통해 광역적 대응 능력도 한층 강화됐다.
- 단순한 복구를 넘은 ‘산림 대전환’
울진군의 산림 복구는 나무를 다시 심는 수준에 머물지 않았다. 피해 면적 중 약 6900헥타르에 대해 인공 조림을 추진하며, 2027년까지 단계적인 복원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단지 복구가 아닌, 산림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대전환’ 작업으로, 기후변화에 강한 생태 숲을 조성하고 탄소 흡수 능력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다.
국립산지생태원 유치, 1조 원 규모의 지역상생형 풍력발전단지 조성, 산불 피해지를 활용한 동서트레일 개발 등도 병행되며 생태 복원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 이재민·공동체 중심의 회복… 삶을 다시 세우다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 181세대 중 90% 이상이 새 보금자리에 안착했고, 특히 피해가 컸던 신화2리는 28가구 중 20가구가 전소됐지만 거의 완전한 일상으로 복귀했다.
울진군은 이재민 중심의 주거 복구는 물론, 주요 생계수단이던 송이 생산의 대체 작물로 음나무·초피나무 재배단지를 조성하는 등 농가 회생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울진은 이번 산불을 통해 국가적 재난이 지역 재건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산림복구는 단지 나무를 심는 일이 아니라 주민의 삶을 다시 세우고 울진의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이다”며 “전국의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처럼, 울진도 앞으로는 다른 피해 지역을 돕는 모범 지자체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울진 ㅣ나영조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나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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