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삼룡 가족 “코미디언들께 죄송…”

입력 2009-1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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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 모른 척한다’ 질타…선후배 우정 상할까 걱정”
“아버지의 후배 코미디언 분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폐렴과 노환으로 투병 중인 원로 코미디언 배삼룡의 가족들이 그동안 겪은 남모를 마음고생을 토로했다.

배삼룡의 투병 생활이 언론을 통해 공개될 때마다 의도하지 않게 동료나 후배 코미디언들의 관심과 배려를 지적하는 일부 누리꾼들의 반응이 나오는 데 따른 미안함이다. 배삼룡이 입원 중인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에서 스포츠동아 취재진과 만난 자녀들은 이런 심경을 어렵게 꺼냈다. 2년 째 투병 중인 배삼룡의 병세가 최근 위독하다고 알려지며 한 차례 뜨거운 관심을 받은 직후였다.

셋째 딸인 배 모 씨는 “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됐다거나 오랜 투병생활로 병원비가 많이 들었다는 기사가 방송이나 신문에 나올 때마다 인터넷에서 코미디언들을 탓하는 의견이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괜히 아버지 후배분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고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누리꾼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도 했다. 그녀는 “2년이 넘도록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병원비가 넉넉한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하지만 지금까지 자식들의 힘으로 간호를 해왔고 앞으로 주위의 도움이 없이 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보도에서 가족들이 밀린 병원비에 대한 도움을 바라는 것처럼 알려진 것에 대해서도 “이는 자식들의 의견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그건 아버지의 뜻이기도 하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자녀들이 특히 걱정하는 부분은 아버지의 병환이 자칫 코미디언 선후배 사이의 우정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다. 언니와 함께 아버지를 간호하고 있는 배삼룡의 넷 째 딸 역시 조심스레 심경을 밝혔다.

그녀는 “아버지는 꼭 회복돼 다시 일어나실 것”이라며 “그 때 아버지의 입으로 직접 고맙고 미안하다는 얘기를 하실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몇몇 후배 분들이 조용히 찾아와 도움을 주었지만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것도 혹시나 다른 분들에게 부담을 줄 것 같아서다”고 덧붙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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