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국과 한혜진이 주연한 드라마 ‘주몽’. 2006 년 한국 방송 당시에도 평균 40%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사진제공|MBC
한국드라마 ‘주몽’시청률 60% 돌풍…소서노에 반한 청년 못만나자 자살
“주몽이 이란 사회를 변화시켰다”가족끼리 모여 과일과 차를 즐기는 것은 이란인들의 전형적인 저녁 풍경. 그러나 국영방송 IRIB가 한국드라마 ‘주몽’을 방송하면서 이란의 저녁 풍경이 바뀌고 있다고 21일 미국 인터넷매체 ‘글로벌포스트’가 보도했다.
‘주몽’을 시청하려는 이란인들은 저녁 식사 후 TV 앞에 모이기 바쁘다. 인터넷에서는 관련 소식을 전하는 블로그나 포럼을 개설해 활발한 의견 교환을 한다.
현지 언론은 ‘주몽’에 빠진 이란인들을 보도하기도 했다. 한 이란인 남성은 소서노(한혜진 분)에 반해 한국으로 가서 소서노에게 프러포즈할 수 있게 양과 염소를 팔아 자금을 마련해 달라고 아버지에게 부탁했다가 거절당했다. 그는 며칠 뒤 천장에 목을 매 자살했다.
아들을 데리고 외출했던 부부가 방송 시간에 맞춰 서둘러 귀가하는 바람에 미처 아들을 챙기지 못해 미아로 만든 사연도 보도됐다. 극단적이긴 하지만 이런 사례들이 모두 이란 사회가 주몽에 홀린 증거라는 것.
이란에서의 한국 드라마 열풍은 2006 년 이영애 주연의 ‘대장금’이 방영되며 시작됐다. ‘대장금’은 최고 시청률 90%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2008년 말부터 방영된 주몽도 시청률 60%를 넘겼다.
이 매체는 한국드라마가 사랑받는 이유를 이란 내부에서 찾았다. 이란 정부가 30여 년째 방송 검열을 하자 자체 제작한 TV 프로그램의 수준이 낮아졌다.
이란인들이 TV를 외면하자 이란 정부는 종교적 윤리적 잣대에 어긋나지 않으며 여배우들이 최대한 ‘가리고’ 나오는 방송 프로그램을 수입하기로 했다는 것. 이 조건에 한국 드라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 캠브리지대학교의 역사학자 마이클 신은 “90년대부터 한국의 가요 영화 드라마가 아시아를 휩쓸고 있다”고 설명했고, 한류의 연장선에서 해석했다는 소식에 누리꾼들은 “잘 만들어진 드라마는 국가를 떠나 어디서나 사랑받는 법”, “주몽을 이을 또 다른 드라마가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에디트|김아연 동아일보 기자·정보검색사 ayk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