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JYJ의 김준수.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가수가 음악프로그램에 나오는 것이 뭐 축하할 일이겠느냐마는 괜히 짠하고 격하게 축하해 주고 싶다.”
배우 설경구의 말이 와 닿는다. 13일 6년 만에 지상파 방송 음악프로그램인 EBS ‘스페이스 공감’에 출연한 같은 기획사 소속 가수 김준수(사진)에게 보낸 축하 메시지다. 가수의 음악프로그램 출연이 “축하받을 일이냐”고 되묻을 정도로 누군가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 됐다.
김준수는 이날 “가수로서 방송에 출연할 수 없다는 점이 너무나도 힘들다”며 눈물을 흘렸다. 방송을 “못했던 것”이라고 하면 너무나 슬퍼 “안 했던 것”으로 하자는 농담을 무색게 하며 그는 앙코르곡 ‘오르막길’을 부르며 그동안 억눌렀던 굵은 눈물방울을 터트리고 말았다. 이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본 팬들도 조용히 울었다. 가수의 진심 어린 고백에 팬들의 마음은 요동쳤다.
김준수는 더 이상 10대의 팬덤으로만 먹고사는 아이돌 스타가 아니다. 동료들은 가장 뛰어난 가창력을 지닌 가수로 그를 꼽는다. 더욱이 그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남미에 케이팝을 알린 선두격의 가수이다. 그만큼 이제 김준수는 더 넓은 대중적 공간에 설 수 있어야 한다. 바로 방송 음악프로그램 무대이다.
그러나 각 방송사는 그동안 “PD들의 재량”이라며 김준수를 포함한 그룹 JYJ 등 실력 있는 특정 연예인들을 출연시키지 않았다. “재량”을 지닌 PD들은 그 배경과 이유를 묻는 질문에 논리적이고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그래서 ‘외압설’ 등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지금도 MBC ‘복면가왕’,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온라인 게시판에는 김준수를 출연시키라는 글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그럼에도 김준수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 ‘스페이스 공감’ 제작진은 출연자 선정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뮤지션으로서 김준수를 무대에 세울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 가치를 이제 더 많은 시청자가 공유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13일 그의 무대를 지켜본 관객은 이미 입증했다. 이날 “이런 좋은 무대를 TV에서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관객 김은주(38)씨는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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