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리하라 선생을 기리며, 경정 1·2·3기가 달린다

입력 2016-10-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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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리하라 코이치로.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쿠리하라 코이치로.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쿠리하라배 경정 오늘 스타트
한국경정의 산파 이름 딴 대회

해마다 가을 미사리 경정장에서는 특별한 경주가 펼쳐진다. 쿠리하라배 특별경정이다. 한국 경정의 산파 쿠리하라 코이치로 선생(68)을 기리기 위해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가 개최하는 특별이벤트 경주다.

쿠리하라 선생과 한국 경정의 인연은 2001년부터 시작된다. 1969년 일본 사이타마에서 데뷔해 31년간 초특급 경정선수로 활약하며 이름을 떨쳤던 그는 2001년 갑자기 한국행을 결심해 주위를 놀라게 한다. 일본 경정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경정을 도입한다는 소식을 듣고 도움을 주기 위해 한국행을 결정했다. 그는 2001년 8월 경정훈련원 교관으로 취임했다. 훈련용 모터보트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던 후보생들을 위해 사비를 털어 일본 경정에서 사용하던 모터(10기)와 보트(7척)를 구입해 한국으로 들여와 1기부터 3기까지 선수들을 직접 지도했다.

운영, 심판, 경주 및 판정장비, 시설에 이르기까지 손길이 닿지 않은 분야가 없었다. 한국 경정 도입에 큰 역할을 한 선생은 2004년 3기 후보생 양성을 끝으로 일본으로 돌아갔다. 한국 경정은 그가 뿌리고 간 씨앗을 잘 키워 지금의 경정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번 대회는 쿠리하라 선생이 지도한 1, 2, 3기 제자들과 후배들이 출전해 대회의 의미를 더 할 예정이다.

직접 지도를 받은 1기 강창효, 길현태, 오세준, 장영태, 2기 김현철, 이재학, 3기 문안나가 출전한다. 후배 가운데 다승 랭킹 2위이자 올해 주요 대회에서 4승을 기록한 심상철, 다승 랭킹 3∼5위 어선규, 장수영, 한성근, 12기 김인혜가 출전해 대회를 빛낼 예정이다. 19일 준결승을 거쳐 상위 6명이 20일 16경주에서 우승자를 가린다. 우승자에게는 상금 1000 만원, 2위와 3위에게는 각각 700만원과 500만원의 상금을 준다.

지난해 건강이 좋지 못했지만 제자들을 만나려고 한국을 방문하는 등 남다른 애정을 보여준 선생은 올해에도 한국 방문을 희망했지만 본인과 아내의 갑작스러운 건강악화로 부득이 참석을 포기했다. 대신 일본 경정 애호회 관계자 등 8명이 한국을 방문해 쿠리하라배를 빛낼 예정이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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