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경호가 벌크업을 계획했다. 병약미(美)-하찮미의 아이콘 입에서 나온 파격(?) 선언이다.
정경호는 tvN 드라마 ‘일타스캔들’ 종영 인터뷰에서 “몇 년 동안 예민하고 마름이 필요한 역할을 해왔다. 벌크업을 해야 하는 작품 대본이 들어오면 좋겠다. 제발! ‘보스’라는 영화 촬영이 끝나면 쉼표를 갖고 싶다”라며 “4월 말부터는 좀 먹을 것이고, 운동도 하루에 2시간 정도 하려고 한다. 해봤자겠지만 벌크업을 시도해보련다”라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쉬지 않고 해왔고, 다양한 역할을 맡으면서 정경호라는 사람은 성장했지만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 41세라는 내 나이는 적지도 많지도 않고 어쩌면 지난 20년보다 지금이 더 중요하다”라며 “20대 때는 제 멋에 해 왔고 전역 후 30대 때는 ‘부진하면 이 일을 못하겠구나’ 싶어 책임감 있게 연기를 했고 40대가 돼 서는 기대가 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 스스로에게도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배우로서 ‘쉼’을 갖기로 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경호 특유의 생활 연기는 식이장애를 겪을 만큼 일에 치여 사는 ‘일타스캔들’ 속 최치열에 현실감을 부여했다.
배우 본인도 ‘인간적인 모습을 연기할 때가 자신 있다’며 “드라마 흐름에 맞게 운명적인 만남에 대한 이끌림을 잘 그려내려고 했다. 도시락으로 가족이 되는 과정을 통해 최치열의 성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생소한 일타 강사 역할이었다. 또 직업적으로는 최고지만 밥도 제대로 못 먹는 외로운 캐릭터이기도 하다. 인간적인 모습이 뭘지를 제작진과 논의했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하찮음’을 더하면 친숙하게 다가갈 것 같았다.”
하지만 수학에 대해선 ‘0도 모른다’며 “일타라는 단어도, 이런 세계가 있는 지도 몰랐다. 안가람 수학 강사와 꾸준히 소통을 했다. 수학이 뭔지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고 공식을 외웠다. 판서는 정신병 걸릴 정도로 짜증이 났었다. 칠판을 사서 연습했고 안가람 강사의 판서를 따라 쓰면서 연습했다”라고 쉽지 않았던 과정을 돌아봤다.
그는 “평소 나는 밥을 잘 챙겨먹는다. 또 다행히 최치열만큼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도 아니다”라며 “하찮음도 최치열만큼은 아니지만 중간 정도는 된다. 드라마 초반 4회까지를 후시 녹음을 했을 때, 최치열이 넘어지는 호흡만 따더라. 이렇게 하찮아도 될까 싶을 정도였다”라고 캐릭터와 다른 부분을 알려줬다.
또, 20년째 재발견되고 있음에 감사해 했다. 로맨스 연기를 꾸준히 해왔지만 ‘일타스캔들’을 통해 새삼 ‘팬이 됐다’는 호응을 받은 것.
정경호는 “유난히 주변 사람들에게 연락이 많이 온 작품이었다”라며 “이 나이에 연하남 역할을 하는 게 흔치 않은데, 전도연 배우(남행선 역)와의 꽁냥꽁냥함을 귀엽게 봐준 것 같다. 무엇보다 가족적이고 접하기 쉬운 달달한 로맨스물이라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또 모든 등장 캐릭터가 다 살아있는 부분도 재미있었다”라고 ‘일타스캔들’을 추억했다.
전국 최고 18%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로 유종의 미를 거둔 데 대해선 “예상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잘될 것 같다’는 착각에서 작품을 시작하는데 (웃음) 시청률이 상승 곡선이라 희망적이었다. 촬영을 시작할 때부터 2023년 1월 첫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기억으로 남기를 바랐는데 소원한대로 이뤄진 것 같아 감사하다”라고 시청자들에게 마음을 전했다.
특히, 이때부터 정경호는 전도연을 향한 팬심을 고백하기 시작했다. 정경호는 “전도연 배우와 함께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고 내가 감히 이 작품을 선택 하냐 마느냐를 논할 부분이 아니었다”라며 “전도연과의 호흡이 어떻게 안 좋을 수가 있나. 투샷이 잡히면 꿈인지 생시인지 확인하려고 늘 모니터 옆에 가서 다시 보곤 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20년 동안 연기 생활을 하면서 빠른 변화에 맞추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전도연과 함께 드라마를 찍으면서는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힘을 느꼈다. 선배님은 농담으로 ‘난 정체 돼 있는 거야?’라고 하지만 누구나 기억하고 있는 울림 있는 웃음소리와 호흡을 지닌 배우 아닌가”라고 전도연을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10년 동안 예민하고 까칠한 역할을 주로 했지만 TV로 최치열을 보니 이전과는 다른 예민함이 보였다. 내가 나름 단단해졌던 시간이 조금도 틀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변화해왔다는 게 보인 작품이었다. 마찬가지로 전도연 배우에게도 얼마나 많은 감정의 변화가 있었겠나. 나이대별로 표현력이 달라질 텐데. 내가 해 온 시간들이 나쁘지만은 않았구나 싶었고 덧붙여 선배의 연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걸 느낀 시간이었다.”
정경호의 성향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 그는 “‘일타 스캔들’ 전으로 돌아가면 더 잘 할 수 있어? 라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아니. 안 돌아갈래’다. 작품을 할 때마다 후회를 최대한 안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래서 좋았지만, 돌아가고 싶진 않다. 감사하게 20년 동안 쉬지 않고 좋은 작품을 많이 할 수 있었고, 잘 버티고 있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라고 돌아봤다.
“‘일타 스캔들’은 아등바등 노력해서 찍은 작품이 아니다. 전도연 배우를 비롯해 제작진이 놀이판을 재미있게 만들어줬다. 7개월 동안 판서 외에는 스트레스 받은 적도 없고 정말 행복하기만 했다. 요즘 드라마가 정말 많은데 특별히 기억해주는 작품이 되면 더 좋겠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정경호는 tvN 드라마 ‘일타스캔들’ 종영 인터뷰에서 “몇 년 동안 예민하고 마름이 필요한 역할을 해왔다. 벌크업을 해야 하는 작품 대본이 들어오면 좋겠다. 제발! ‘보스’라는 영화 촬영이 끝나면 쉼표를 갖고 싶다”라며 “4월 말부터는 좀 먹을 것이고, 운동도 하루에 2시간 정도 하려고 한다. 해봤자겠지만 벌크업을 시도해보련다”라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쉬지 않고 해왔고, 다양한 역할을 맡으면서 정경호라는 사람은 성장했지만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 41세라는 내 나이는 적지도 많지도 않고 어쩌면 지난 20년보다 지금이 더 중요하다”라며 “20대 때는 제 멋에 해 왔고 전역 후 30대 때는 ‘부진하면 이 일을 못하겠구나’ 싶어 책임감 있게 연기를 했고 40대가 돼 서는 기대가 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 스스로에게도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배우로서 ‘쉼’을 갖기로 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경호 특유의 생활 연기는 식이장애를 겪을 만큼 일에 치여 사는 ‘일타스캔들’ 속 최치열에 현실감을 부여했다.
배우 본인도 ‘인간적인 모습을 연기할 때가 자신 있다’며 “드라마 흐름에 맞게 운명적인 만남에 대한 이끌림을 잘 그려내려고 했다. 도시락으로 가족이 되는 과정을 통해 최치열의 성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생소한 일타 강사 역할이었다. 또 직업적으로는 최고지만 밥도 제대로 못 먹는 외로운 캐릭터이기도 하다. 인간적인 모습이 뭘지를 제작진과 논의했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하찮음’을 더하면 친숙하게 다가갈 것 같았다.”
하지만 수학에 대해선 ‘0도 모른다’며 “일타라는 단어도, 이런 세계가 있는 지도 몰랐다. 안가람 수학 강사와 꾸준히 소통을 했다. 수학이 뭔지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고 공식을 외웠다. 판서는 정신병 걸릴 정도로 짜증이 났었다. 칠판을 사서 연습했고 안가람 강사의 판서를 따라 쓰면서 연습했다”라고 쉽지 않았던 과정을 돌아봤다.
그는 “평소 나는 밥을 잘 챙겨먹는다. 또 다행히 최치열만큼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도 아니다”라며 “하찮음도 최치열만큼은 아니지만 중간 정도는 된다. 드라마 초반 4회까지를 후시 녹음을 했을 때, 최치열이 넘어지는 호흡만 따더라. 이렇게 하찮아도 될까 싶을 정도였다”라고 캐릭터와 다른 부분을 알려줬다.
또, 20년째 재발견되고 있음에 감사해 했다. 로맨스 연기를 꾸준히 해왔지만 ‘일타스캔들’을 통해 새삼 ‘팬이 됐다’는 호응을 받은 것.
정경호는 “유난히 주변 사람들에게 연락이 많이 온 작품이었다”라며 “이 나이에 연하남 역할을 하는 게 흔치 않은데, 전도연 배우(남행선 역)와의 꽁냥꽁냥함을 귀엽게 봐준 것 같다. 무엇보다 가족적이고 접하기 쉬운 달달한 로맨스물이라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또 모든 등장 캐릭터가 다 살아있는 부분도 재미있었다”라고 ‘일타스캔들’을 추억했다.
전국 최고 18%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로 유종의 미를 거둔 데 대해선 “예상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잘될 것 같다’는 착각에서 작품을 시작하는데 (웃음) 시청률이 상승 곡선이라 희망적이었다. 촬영을 시작할 때부터 2023년 1월 첫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기억으로 남기를 바랐는데 소원한대로 이뤄진 것 같아 감사하다”라고 시청자들에게 마음을 전했다.
특히, 이때부터 정경호는 전도연을 향한 팬심을 고백하기 시작했다. 정경호는 “전도연 배우와 함께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고 내가 감히 이 작품을 선택 하냐 마느냐를 논할 부분이 아니었다”라며 “전도연과의 호흡이 어떻게 안 좋을 수가 있나. 투샷이 잡히면 꿈인지 생시인지 확인하려고 늘 모니터 옆에 가서 다시 보곤 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20년 동안 연기 생활을 하면서 빠른 변화에 맞추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전도연과 함께 드라마를 찍으면서는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힘을 느꼈다. 선배님은 농담으로 ‘난 정체 돼 있는 거야?’라고 하지만 누구나 기억하고 있는 울림 있는 웃음소리와 호흡을 지닌 배우 아닌가”라고 전도연을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10년 동안 예민하고 까칠한 역할을 주로 했지만 TV로 최치열을 보니 이전과는 다른 예민함이 보였다. 내가 나름 단단해졌던 시간이 조금도 틀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변화해왔다는 게 보인 작품이었다. 마찬가지로 전도연 배우에게도 얼마나 많은 감정의 변화가 있었겠나. 나이대별로 표현력이 달라질 텐데. 내가 해 온 시간들이 나쁘지만은 않았구나 싶었고 덧붙여 선배의 연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걸 느낀 시간이었다.”
정경호의 성향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 그는 “‘일타 스캔들’ 전으로 돌아가면 더 잘 할 수 있어? 라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아니. 안 돌아갈래’다. 작품을 할 때마다 후회를 최대한 안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래서 좋았지만, 돌아가고 싶진 않다. 감사하게 20년 동안 쉬지 않고 좋은 작품을 많이 할 수 있었고, 잘 버티고 있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라고 돌아봤다.
“‘일타 스캔들’은 아등바등 노력해서 찍은 작품이 아니다. 전도연 배우를 비롯해 제작진이 놀이판을 재미있게 만들어줬다. 7개월 동안 판서 외에는 스트레스 받은 적도 없고 정말 행복하기만 했다. 요즘 드라마가 정말 많은데 특별히 기억해주는 작품이 되면 더 좋겠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