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 “내 목소리, 콤플렉스에서 나만의 ‘매력’으로” [인터뷰]

입력 2024-09-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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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그리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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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샤이니의 멤버 온유는 “이제야 막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했다. 16년째 최정상 아이돌 가수로 살아오면서 안 가본 나라가 없을 정도인데, 혼자서는 비행기표 하나 제대로 끊을 줄 모른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 언젠가 ‘예술가의 도시’라는 말에 끌려 무작정 떠났던 오스트리아 빈의 여행이 그를 ‘홀로서기’ 여정으로 이끌었다. 당시 길거리를 헤매다 겨우 숙소를 찾고, 게스트하우스 부엌에서 음식을 해먹으며 그는 “사소하지만 직접 무언가를 해내는 성취감”을 만끽했다.

그 강렬한 기억이 ‘도전’을 향한 열정으로 이어져, 올해 4월에 15년 넘게 몸담은 SM엔터테인먼트를 나와 지금의 그리핀엔터테인먼트로 옮겼다. 샤이니 팀 활동은 여전히 SM이 담당하지만, 소속사를 옮긴 후 처음 내놓는 솔로 미니 3집 ‘플로우’(FLOW)는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냈다.

드디어 온전한 ‘홀로서기’에 나서는 온유는 “긴장과 설렘이 교차하는 요즘”이라며 씩 웃었다.

사진제공|그리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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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이후 첫 프로듀싱, 떨려”

온유는 3일 발매되는 이번 앨범에서 타이틀곡 ‘매력’을 포함해 ‘올라!’(Hola!) ‘셰이프 오브 마이 하트’(Shape of My Heart) ‘월화수목금토일’ ‘포커스’(Focus) 등 6곡 모두 작사에 참여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앨범 프로듀싱을 맡아 “난생처음으로 앨범 크레디트에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리는 경험”도 했다.

“앨범의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제가 손을 댔어요. 좋은 영향을 주변에 퍼뜨리고 싶다는 목표를 여러 방향으로 상상하며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책임감이 커진 것도 사실이고, 부담감도 엄청 컸죠. 오랜만에 많이 떨려요.”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공연에 ‘올인’하겠다”는 말을 가장 자주 했다. 다양한 공연으로 팬들을 만나고 싶어서 음악방송 대신 KBS 2TV ‘더 시즌즈-지코의 아티스트’ 등 음악쇼에 출연했다. 10월과 11월에는 한국과 일본에서 혼자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팬콘서트’를 연다.

“최근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밴드 콜드플레이 공연을 봤어요. 그 공연을 위해 한 달간 콜드플레이 노래만 듣고, 혼자 가상의 큐시트를 짜보면서 설레기도 했어요. 12만 규모 공연장에 콩나물시루처럼 사람이 빽빽하게 들어찬 사이에 혼자 서 있는데 감동이 밀려오더라고요. 누군가의 팬으로서 제가 느낀 감정이 많은 깨달음을 안겨줬어요. 제 공연을 찾는 관객들도 같은 행복을 느끼고,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쉬운 노래들을 만들었죠.”

사진제공|그리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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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곡 ‘매력’, 매력적이죠?”

노래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싶다는 의지는 전작인 솔로 정규 1집 ‘서클’(Circle)에 이어 이번 앨범까지 핵심 메시지로 삼았다. “‘순환’(서클)이 있으려면 흐름(플로우)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제목도 지었다.

“타이틀곡 ‘매력’은 듣는 모두에게 ‘그대만이 가진 매력이 있어요’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 만든 곡이에요. 사실 저도 특이한 목소리가 트라우마까지 간 적이 있어요. 연습생 시절에 보컬 트레이너 선생님이 저만 따로 불러서 ‘넌 절대 메인 보컬이 될 수 없어’라고 말한 순간에 날개가 꺾여버린 기분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그 목소리가 누구도 못 따라할 저만의 매력이 된 거예요. 사람들에게 나의 매력을 발견하는 행복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이번 노래로 “처음으로 대놓고 랩을 해봤다”는 그는 “모두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도 했다. 최근 한 페스티벌에서 ‘월화수목금토일’을 처음 들은 관객들이 자신을 따라 흥얼거리는 것을 본 후로는 더욱 자신감이 붙었다.

“사실 우리를 모르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에요. 샤이니와 같은 시대를 살지 않은 사람에게도 우리를 알기를 강요할 수는 없잖아요. 더 열심히, 좋은 노래를 하는 게 숙제이자 숙명인 거죠. 대중과 유기적으로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을 여러 모로 공부하고 있어요.”

사진제공|그리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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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눈만 보면 다 알아요”

소속사를 옮긴 지금도 스스로는 아직 “본가에서 출가한 느낌”이라며 웃었다. 멤버들과 소속사가 저마다 갈렸어도 “팀 활동을 우선으로 여기자”는 마음가짐은 여전히 똑같다고 한다. 민호와 키는 SM에 남았고, 태민도 온유와 비슷한 시기에 빅플래닛메이드엔터로 자리를 옮겼다.

“우리끼리는 눈만 보면 ‘어, 그거?’ 하면서 서로 무슨 생각하는지 딱 알아요. 역할도 자연스럽게 정해져 있고요. 누군가가 아이디어를 떠올리면 팀과 팬들에게 알리는 ‘확성기’는 주로 태민이고, 키와 민호가 나서서 추진하죠. 저는 ‘그래, 할게!’ 이러는 축이에요. 하하! 이번에 뿔뿔이 소속사가 흩어지면서도 다 함께 얘기했어요. 예전처럼 우리만 입을 맞춘다고 되지는 않겠지만, 팀 활동을 우선으로 하고 열심히 회사를 설득하자고 말이에요.”

조만간 “샤이니로서도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한 온유는 16년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도 ‘저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난’ 종현까지 5명이서 무대에 섰던 때를 꼽았다.

“2016년 도쿄돔 공연 무대가 자주 떠올라요. 이것도 꽤 오래됐네요. 다섯 명이서 똘똘 단합해서 ‘다 같이 죽어보자!’면서 공연장을 신나게 뛰어다녔어요. 그 날 정말 행복했어요. 앞으로도 무대에서 많이 행복해지려고요. 저는 공연을 해야 행복해지는 사람이거든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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