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한국성우협회
9일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에 따르면, 고 유호한은 7일 밤 심근경색으로 별세했다. 향년 52세. 빈소는 경기도 광명시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장례식장 특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1일, 장지는 화성 함백산 추모공원이다.
고인은 KBS 29기 성우로, 2002년 KBS 공채 성우로 입사하여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명탐정 코난’ ‘원피스’ ‘유희왕 GX’ ‘이누야샤’ 등 많은 애니메이션과 ‘어벤져스’ 시리즈, ‘마이너리티 리포트’ ‘닥터 후’ 시리즈 등 여러 외화 시리즈에서 더빙 배역을 맡아 활약했다.
이뿐 아니라 영화 ‘청년경찰’, 넷플릭스 드라마 ‘사냥개들’에 직접 출연하는가 하면 다양한 홈쇼핑 방송에 목소리를 보태며 대중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성우로서의 활동뿐 아니라 선후배동료 성우의 권익 향상을 위해서도 앞장서왔다. 2017년에는 제31대 KBS성우극회장을 3년간 역임하며 선후배의 단합을 돈독히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 한국성우협회 수석부이사장,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성우지부 대의원 등으로 활동하며 방송사·제작사와의 단체협상 등에 직접 참여해 성우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성우협회 이연희 이사장은 “수석부이사장 유호한은 소속을 넘어 모든 선후배동료 성우들의 가족이라 할 만큼 끈끈한 동료애를 보여주었던, 정의롭고 의리 있는 대체 불가한 성우였다”며 “부고를 듣고난 후 갑작스레 오른팔을 잃은 참담함을 느꼈다. 그의 빈자리가 너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성우가 처한 현실과 시장 환경 악화를 염려하며 선·후배동료와 함께 울고 웃던 유호한 성우의 유쾌한 모습을 그리워하는 동료들이 빈소에 줄을 잇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