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식 “베드신-판타지 신선…시즌2? 호기심으로 남겨야” (종합)[DA:인터뷰]

입력 2024-02-15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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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우식이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o난감’에 출연한 소회를 전했다.

최우식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o난감’ 인터뷰에서 “잘해보고 싶었고 욕심도 났다”고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그러면서 “원래 웹툰을 많이 안 보는데 이 작품은 원작을 엄청 옛날에 봤고 좋아한 작품이었다. 웹툰으로 볼 때도 뒷내용이 계속 궁금했고 흥미를 느꼈다”고 털어놨다.

‘살인자o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 이탕과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 장난감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죄와 벌’에 대한 화두를 던진 꼬마비 작가의 동명 웹툰을 드라마로 만들었다.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와 영화 ‘사라진 밤’ 등을 선보인 이창희 감독과 2019년 경기 시나리오 기획개발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한 김다민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살인자o난감’에서 최우식은 평범했던 대학생에서 연쇄살인마로 거듭나는 ‘이탕’을 맡았다. ‘이탕’은 어느 날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른 후 자신에게 악인을 감별하는 능력이 있음을 자각하게 되는 인물이다.

‘성장통’을 거듭 언급한 최우식은 “내가 이 캐릭터를 연기했을 때 ‘작품 속에서 이렇게 성장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며 “‘살인자o난감’은 인물의 성장에 플러스, 심경 변화가 더 극으로 갈 수 있을 설정들이 있었다. 연기할 때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이 나와서 되게 욕심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원작 속 이탕이 가진 색깔을 현실화할 때 부담스럽지 않게, 바닥에 붙어 있는 인물을 표현하려고 했다. 감정선이 중요하더라.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이 사건사고를 통해 겪는 심경 변화를 어떻게 하면 오버스럽지 않게 보여줄지 초점을 뒀다. 감독님과 많이 상의하면서 그려나갔다”고 설명했다.


중후반부 이탕과 대비되는 또 다른 연쇄 살인마 송촌(이희준)의 이야기가 그려지면서 자신의 분량이 축소되는 것은 개의치 않았다고. 최우식은 “원톱 주인공이 되고 싶고 비중을 최고로 끌고 가고 싶었다면 이 작품뿐 아니라 다른 작품도 그랬을(안 했을) 것”이라며 “‘살인자o난감’에서 내 영역은 초반에 스토리 텔러로 사람들을 이 세계로 끌고 오는 역할이었다. 내 비중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인물을 표현하는데 있어 원작 웹툰의 영향은 받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최우식은 “아직까지 내 숙제긴 한데 내가 할 수 있는 것, 느끼는 것, 내 원래 모습을 인물에 투영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탕의 큰 틀을 머리로 이해하고 마음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최우식은 “이탕과 송촌의 차이점을 계속 생각했다. 송촌은 타협과 자기합리화를 통해 나아가는 인물이라면 이탕은 외적으로는 변하더라도 내적으로는 감정의 소용돌이, 머릿속에서 부딪치는 감정들은 존재한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이탕은 살인을 거듭하면서도 여전히 괴롭고, 두렵고, 죄책감이 혼재된 인물이라는 것. 최우식은 “벼랑 끝에 몰린 이탕이라는 친구가 앞으로 나아가는 건 단 하다, 저주 같은 그 능력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적인 변화를 위해 시도한 ‘벌크업’은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최우식은 “원작에서는 이탕이 몇 달 사이 몸도 커지고 살인병기가 되지 않나. 변화의 과정에 부담감과 고민이 엄청 많았다”면서 “실제로 몸을 만들기도 했는데 변명 아닌 변명일 수 있지만 극단적인 변화가 없었다. 얼굴만 많이 찌더라. 내가 상상한 얼굴과 달라서 나중에는 걱정됐다. 살이 오른 모습보다는 많은 것을 겪은 얼굴이 나을 것 같아서 살을 다시 뺐다”고 실토(?)했다.

베드신에 대한 부담감도 솔직하게 드러냈다. 최우식은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런 느낌의 신을 카메라 앞에서 처음 해봐서 좀 많이 긴장하고 어려웠다. 판타지적인 묘사여서 더 어려웠다. ‘뭘 하고 있는 거지?’ 싶었다. 이탕이 성행위를 하고 있는 건지 아닌 건지, 즐기는 건지 아닌 건지 표현하기 어렵더라. 많이 긴장했다”면서 “베드신도 그렇고 개가 되어서 네 발로 뛰어다니는 것도 그런 감정선을 뛰어넘나드는 판타지를 해본 적 없어서 신선했다”고 회상했다.

장난감을 연기한 손석구, 송촌을 열연한 이희준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최우식은 “형들과 연기할 때 얼마나 재밌을까 상상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마주치지 못했다. 부산 마트에서 한 번 보고 마지막에 공사장에서 봤다. 그 전에 형들의 연기를 가편집된 모니터로 봤는데 사실 불안감을 계속 느꼈다. ‘나 잘해야 하는데’ 싶어서 부담감도 컸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사냥의 시간’ 때처럼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다음에 또 같이 작품을 하고 싶다”며 “특히 이희준 형을 보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형처럼 벽에 사진을 붙여가면서 캐릭터를 연구하고 관찰한 적이 없는 것 같다. 나도 앞으로 연기를 즐기면서, 공부하면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살인자o난감’은 지난 9일 공개된 지 3일 만에 31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TV 부문 2위에 등극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해 볼리비아, 인도, 카타르, 홍콩, 싱가폴, 베트남 등을 포함한 총 19개 국가에서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원작과 다르게 좀 더 열린 결말에 시즌2에 대한 기대도 모이지만 최우식은 “호기심으로 남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못박았다. 그는 “정말 재밌게, 즐겁게 찍었다. 하지만 시즌2로 가려면 감독님과 배우들이 똑같이 나와야 하는데 극 중 돌아가신 인물도 있지 않나. 작품이 변질되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를 전했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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