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들의 다른 행보가 주목받는다. K리그1 3연패에 성공한 울산(사진 위)은 세대교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반면 코리아컵 우승팀 포항은 베테랑 대부분을 붙잡으며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대한축구협회
2024시즌 챔피언들의 다른 행보가 흥미롭다. K리그1 3연패에 성공한 울산 HD와 코리아컵(옛 FA컵)을 차지한 포항 스틸러스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울산은 큰 폭의 변화, 포항은 주축 붙잡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울산은 선수단 전면 개편에 나섰다. 왕좌를 지키기 위해 대대적 리빌딩에 돌입했고, 이 과정에서 최전방을 책임진 베테랑 골잡이 주민규(35)가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이적했다. 2021년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생애 첫 득점왕(22골)에 오른 주민규는 2022년과 2023년 잇달아 17골을 터트리며 꾸준한 활약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10골로 다소 아쉬웠지만, 여전히 톱클래스다.
그럼에도 울산은 결별을 택했다. 내일을 위한 결정이다. 즉시전력감을 꾸준히 영입해 쏠쏠히 재미를 본 울산이지만, 2024시즌 K리그1,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와 코리아컵을 병행하며 한계를 느꼈다. 특히 베테랑들의 힘이 뚝 떨어진 지난해 막판에는 활력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K리그1에서 가장 높은 평균연령(28세)을 낮추지 못하면 위태롭다고 봤다. 게다가 올여름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도 출전해야 한다. 경험과 관록만으로는 긴 레이스를 버텨내기 어렵다.
지금이 젊은 스쿼드로 변신할 적기라고 판단한 울산은 광주FC에서 공격수와 중앙수비수로 활약한 허율(24)과 윙포워드 이희균(27), 폴란드에서 돌아온 미드필더 이진현(28), 측면 수비수 윤종규(28) 등을 영입했다. “고통스럽지만 완전히 새 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김판곤 울산 감독의 의지다.
포항의 선택은 다르다. 2번째 시즌을 앞둔 박태하 감독은 ‘집토끼 단속’에 먼저 나섰다. 지난 시즌 K리그1 파이널 라운드 그룹A(1~6위) 진입과 코리아컵 우승에 공헌한 선수들을 최대한 붙잡았다. 측면을 지배한 외국인 주장 완델손(36), 골키퍼 윤평국(34), 특급 윙어 김인성(36), 최강 도우미 백성동(34), 측면 수비수 신광훈(38) 등 대부분과 함께하기로 했다. 안정적인 팀을 유지해 홍윤상(23), 이호재(25), 이태석(23), 안재준(24) 등 젊은 피들이 성장할 시간을 벌자는 의도도 담겨있다.
울산은 6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포항은 5일 태국 후아힌에 동계훈련 캠프를 차리고 본격적으로 2025시즌 담금질에 돌입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