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출간된 심너울 작가의 『야구 좀 못해도 내일은 온다』(출판사 슬로우리드)는 ‘탱킹’이라는 참신한 요소를 활용해 야구 천재 선수를 팀에 데려오려는 프런트, 구단 간의 다양한 갈등을 다룬다.

단순히 팀의 미래가 아닌, 개인의 꿈과 성장, 좌절, 팀워크 등의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은 독자에게 스포츠가 가진 열정과 힘을 강하게 전하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프로야구팀 ‘펭귄스’에 입단해 14년간 묵묵히 뛴 백업선수 정영우는 한 번도 홈런을 쳐본 적 없는, ‘있으나 마나 한’ 포지션의 선수이다. 그런 그와 늘 하위권에 머무는 팀 ‘펭귄스’에 새로 불어온 바람, 서나리. 그녀는 메이저리그에서 인정받은 엘리트 야구 이론 분석가로 팀을 살리기 위한 방법으로 탱킹을 내세운다.

승리를 위해 훈련해 온 펭귄스의 선수들, 정신론을 고수하는 감독, 늘 하위권에 머무는 팀이지만 그럼에도 이들을 사랑하는 팬들까지. 그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탱킹에 반발하거나 동조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을 하나로 묶는 건 ‘야구를 향한 뜨거운 진심’일 것이다.

한국 SF계가 먼저 주목한 작가, 심너울. SF작가로 자주 불리던 그는 장르가 직업적 정체성이라기보다는 도구로 여겨진다고 말하며, 현대는 과학기술이 지배하고, 이 세계의 지배자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런 그가 그라운드 위로 이야기를 내디딘 이유는 바로 그의 인생의 지배적인 취미가 야구이기 때문이다.
심너울 작가

심너울 작가


최근 몇 년 사이 프로야구를 둘러싼 대중의 관심은 눈에 띄게 확장되고 있다. 경기 결과를 넘어 선수 개인의 서사나 팀 운영 방식, 전략 등 야구를 바라보는 관점이 넓어졌다. 이는 오랜 팬은 물론 야구 규칙에 익숙하지 않던 이들까지 야구 콘텐츠를 즐기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야구 좀 못해도 내일은 온다』는 이러한 변화된 환경 속에서 야구를 하나의 ‘전문 스포츠’가 아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의 무대로 끌어온다.

이 소설은 복잡한 야구 용어나 경기 분석에 기대지 않는다. 승패와 기록보다 사람의 선택과 감정, 팀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연대를 중심에 두며, 인물 중심의 서사와 감정선을 제공한다. 그렇기에 스포츠 소설이면서 동시에 꿈과 성장, 오늘을 버텨내고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보편적인 소설로서도 독자층을 넓힌다.

공 하나로 시작된 이야기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다. 끝내 전하는 말은 삶을 대하는 태도와 다시 일어서는 용기다.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공감의 서사를, 야구를 잘 모르는 독자에게는 누구나 지나온 시간의 이야기를 건넨다. 『야구 좀 못해도 내일은 온다』는 승패를 넘어, 불안한 오늘을 살아내는 모든 이들의 내일이 환하게 열릴 수 있도록 희망을 주는 소설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