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스널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에겐 토트넘 손흥민은 참 얄미운 존재였다. 사진출처|아스널 페이스북

맨체스터 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도 ‘스퍼스 맨’ 손흥민은 마냥 좋은 기억만은 아니다. 사진출처|맨체스터 시티 페이스북
홍콩~한국으로 이어진 토트넘의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에 동행한 손흥민은 국내 입국 다음날인 2일 기자회견에서 “올 여름 팀을 떠나기로 했다. 영어도 못하던 소년은 이제 남자가 돼 토트넘을 떠난다”고 작별을 알렸고,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과 친선전을 마친 뒤 국내에 남았다가 5일 늦은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LA로 발걸음을 옮기며 제2의 축구인생에 나섰다.
토트넘에서 손흥민이 남긴 족적은 깊다. 공식전 454경기에서 173골(EPL 127골)·101도움을 올린 그는 2021~2022시즌 EPL 득점왕(23골)에 올랐고, 올해 5월에는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트로피를 수확하며 프로 커리어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매 시즌이 드라마틱했고, 짜릿했다. 대개는 아픔으로 끝났다. EPL도, 리그컵도, 심지어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준우승만 한 번씩 했다. 만약 UEL을 우승하지 못했더라면 더욱 짙은 아쉬움이 남을 뻔 했다.
명실상부한 유럽축구 빅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아시아 선수로 영원히 기억될 손흥민이 인상적인 이유는 또 있다. 쟁쟁한 정상급 강호들을 꾸준히 괴롭혔기 때문이다. ‘손흥민 시대’에서 가장 빼어난 퍼포먼스를 보인 맨체스터 시티(EPL)도 ‘코리안 월드클래스’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손흥민은 맨시티와 21경기를 치렀고, 10승2무9패로 근소하게 앞섰다. 그러면서 8골·5도움을 기록했다. 이 중에는 2018~2019시즌 UCL 8강전도 있었다. 여기서만 3골을 몰아친 그의 활약 덕분에 토트넘은 준결승에 올랐고, 내친 김에 클럽 역사상 최초로 대회 결승전에 진출하는 쾌거를 누렸다. 하필 상대가 같은 EPL의 리버풀이 아니었다면 다른 결과도 나올 수 있었다. 당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우린 토트넘이 아닌, 손흥민에게 졌다”는 뉘앙스의 표현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손흥민은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전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였다. 통산 22경기에서 6승6무10패로 열세이긴 했으나 9골·4도움을 기록했다. 아센 웽거 전 감독에서 미켈 아르테타 감독까지 이어진 동안 손흥민은 꾸준히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당장 EPL에서의 마지막 시즌이 된 2024~2025시즌에도 그는 아스널 원정에서 골맛을 봤다.
영국 매체들도 손흥민의 ‘강호 킬러 본능’을 주목한다. 런던에 연고를 둔 클럽 소식을 주로 다루는 온라인 매체 ‘풋볼 런던’은 “아스널은 손흥민의 이적 결정을 반가워할 것이다. 아스널은 손흥민이 뛴 토트넘에 우위를 가졌으나 결정적 순간 어려움을 안긴 이는 손흥민이었다”고 돌아봤다. 또 ‘런던 이브닝뉴스’은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것”이라고 전했다.
그만큼 손흥민은 EPL 강팀들에겐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다. 실제로 손흥민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8승2무11패를 올린 동안 5골·2도움을 올렸고, 첼시에게도 3골을 몰아치며 명성을 지켰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부터 조세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감독 등 세계적인 지도자들에게 항상 사랑받고 주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배경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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