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재 시장은 지난 23일 춘궁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주민과의 대화’에서 신도시 개발 지연에 따른 이주 문제, 보상 공백, 상권 붕괴 등 주민들의 고충을 청취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설명했다. 사진제공|하남시

이현재 시장은 지난 23일 춘궁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주민과의 대화’에서 신도시 개발 지연에 따른 이주 문제, 보상 공백, 상권 붕괴 등 주민들의 고충을 청취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설명했다. 사진제공|하남시



교산신도시 개발 지연이 장기화되면서 하남시 춘궁동 일대 주민들의 생활 불편과 생계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현재 하남시장이 직접 주민들과 만나 해법 마련에 나섰다.

이현재 시장은 지난 23일 춘궁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주민과의 대화’에서 신도시 개발 지연에 따른 이주 문제, 보상 공백, 상권 붕괴 등 주민들의 고충을 청취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수년째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보상도, 이주도 명확하지 않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는 주민들의 불만이 잇따라 제기됐다.

●교산신도시 지연에 이주·보상 모두 ‘멈춤’

춘궁동 주민들이 가장 크게 호소한 문제는 교산신도시 개발 지연으로 인한 이주와 보상 문제다. 사업 일정이 수차례 늦춰지면서 주거 이전 시점은 불투명해졌고, 일부 주민들은 수년간 임시 거주와 생계 불안을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현재 시장은 “춘궁동 주민들의 입장을 최대한 대변하겠다”며 “새로운 LH 사장 취임 시기에 맞춰 2~3월경 협의를 재개해 지연된 현안들을 신속히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주 대책과 관련해서는 신장동에 조성 중인 200호 규모의 임시 거주용 아파트가 오는 3월 입주 가능하도록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들 사이에서는 “임시 거주가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성산동 일대 훼손지 복구 사업 부지 보상 문제 역시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이 시장은 기존 교산지구와 동일한 보상 기준 적용과 간접 보상 포함을 LH와 국토교통부에 지속 건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반영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상권 붕괴·매출 급감…“신도시가 오히려 재앙”

주민과 사업자들의 생계 문제도 심각하게 제기됐다. 신도시 개발로 인구와 상권이 빠져나가면서 미수용 지역 음식점과 소상공인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는 호소가 이어졌다.

한 주민은 “가게는 남아 있는데 손님은 모두 떠났다”며 “보상 대상도 아니라 버틸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이현재 시장은 “사업시행자인 LH에 이러한 현실을 전달하고 공유하도록 조치하겠다”며 “2026년 하반기 공구별 공사가 본격화되면 현장 인력들이 인근 식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공사가 시작될 때까지 또다시 기다려야 한다”며 실질적인 단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인프라는 계획뿐…주민 체감은 여전히 부족

시는 교산신도시 내 체육시설과 공원 등 생활 인프라 계획을 제시했지만, 주민들은 “계획만 있고 체감 변화는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교산지구에는 체육시설 2개소와 체육공원 2개소 부지가 확보됐고, 1만㎡ 이상 근린공원 10개소가 추가 조성될 예정이지만 실제 이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또 미사 공업지역 유휴 물량 이전을 통해 교산지구 내 공업지역 4만2,285㎡를 확보하고, 약 3조 원 규모의 AI 혁신 클러스터 조성 계획도 제시됐으나 주민들은 “미래 산업보다 현재 삶이 더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신장1동도 생활 불편 지속…주차·악취 문제 여전

이날 오후 열린 신장1동 주민과의 대화에서도 생활 밀착형 민원이 집중됐다.

이현재 시장은 신장1동을 ‘상권 활성화의 핵심 지역’으로 규정하며 주차장 확충과 전선 지중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장전통시장 주변 전선 지중화 1차 구간은 준공을 앞두고 있다. 남한고 일대는 3월 착공 예정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주차난과 하수 악취 문제로 일상 불편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수 악취와 관련해 이 시장은 “합류식 하수관로 구조상 한계가 있다”면서도 “4월까지 악취 발생 시설을 전수 조사해 덮개 설치 등 실질적인 저감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통·재개발 역시 과제 산적

하남시청역 일원 재개발 정비사업은 주민 참여와 동의율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다. 이현재 시장은 “토지·건물 소유주가 주체가 되는 사업인 만큼 주민 공감대 형성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지하철 3호선 연장 사업은 2032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지만, 장기간 사업에 따른 시민 피로감도 누적되고 있다. 시는 신덕풍역 위치를 340m 북측으로 조정해 협의를 마쳤다. 보행 접근성 개선을 지속 논의 중이다.

●“신도시는 지연, 삶은 멈춰…실행이 관건”

이현재 시장은 “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시민 삶의 수준을 높이는 데 있다”며 “오늘 제기된 문제들을 면밀히 검토해 내일의 삶을 바꾸는 정책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산신도시 개발 지연이 장기화되며 이주·보상·상권·생활 인프라 전반에 걸친 불확실성이 누적되고 있는 만큼, 주민들은 “이제는 계획이 아니라 실행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기|장관섭 기자 localcb@donga.com


장관섭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