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원외나무다리에서빅뱅

입력 2009-04-03 11: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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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부진한 두 팀이 외나무다리에서 제대로 만났다. 프로축구 FC서울과 수원삼성이 오는 4일 오후 5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09 K-리그 4라운드를 갖는다. 두 팀의 맞대결은 서울이 안양을 연고로 맹활약하던 10여년 전부터 안양과 수원을 잇는 1번 국도의 고갯길 이름을 딴 ´지지대 더비´로 불리며 숱한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냈다. 당시 박건하, 고종수, 데니스, 산드로, 이기형 등을 앞세운 수원과 최태욱, 서정원, 이영표, 안드레, 최용수 등이 버틴 안양의 맞대결은 김호-조광래 감독의 라이벌 구도까지 겹쳐 매 경기 팬들을 흥분시켰다. 구원(舊怨) 관계는 안양이 서울로 자리를 옮긴 지금까지 이어져 이들의 맞대결은 K-리그 역대 최다관중기록(5만5397명)을 쓸만큼 팬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시즌 우승(수원)과 준우승(서울)을 나눠 가진 두 팀은 리그 초반 나란히 부진에 빠져 개막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평가한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타이틀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올시즌 3경기에서 서울은 1승2패, 수원은 1무2패로 각각 리그 7위와 15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 시즌 성적을 되돌아보면 가슴이 쓰릴만 하다. 역대전적에서는 수원이 서울에 22승14무17패로 앞서 있지만, 최근 모습을 보면 옛 기억은 무의미할 뿐이다. 리그 2, 3라운드에서 강원FC, 광주상무에 연패해 체면을 구긴 서울은 라이벌을 꺾고 도약을 노리고 있다. 안방에서 치른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2차전 2-4 완패까지 더하면 최근 3연패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수원전 승리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서울은 지난 해 수원과의 3차례 홈경기에서 1무2패를 기록해 약한 면모를 보였다. 서울은 1일 북한과의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5차전 승리의 주역 김치우(26)를 비롯해 기성용(20), 이청용(21), 정조국(25), 데얀(28) 등을 모두 내보내 수원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세뇰 귀네슈 서울 감독은 "(팀이)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자신의 기량을 100%를 발휘해야 한다"며 선수들의 분전을 바랐다.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수원의 차범근 감독 역시 서울전에서 호락호락 물러날 생각은 없다. AFC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2연승을 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방인 K-리그에서 3경기 연속무승으로 죽을 쑤고 있는 수원은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승리의 기억을 살려 서울을 잡고 적지에서 리그 첫 승을 올린다는 각오다. 하지만 그동안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됐던 조직력 문제가 해결됐을지, 최근 2경기 연속 침묵하고 있는 득점포가 터져줄지 등 고민거리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차 감독은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빠르게 적응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견고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을 상대로 후회없는 한 판을 벌이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차 감독은 귀네슈 감독과의 맞대결에서 6승1무3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어 이번에도 그 기록이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또다른 흥미요소다. 리그 3경기 연속무패(2승1무)로 단독선두에 올라있는 전북 현대는 같은날 오후 3시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성남일화를 불러들여 리그 4라운드를 치른다. 컵대회 1라운드까지 합쳐 시즌 3연승을 달리고 있는 전북은 지난해 성남을 상대로 2승1무로 우세했다. 올해 들어 안방무패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는 전북은 성남전에서 최근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루이스(28)와 컵대회 광주전(4-2)에서 2골2도움의 원맨쇼를 펼친 에닝요(24), 2경기에서 3도움을 기록한 최태욱(28) 등을 앞세울 예정이다. 특히, 성남 신태용 감독 부임 후 성남에서 전북으로 이적한 김상식은 "성남이 (내 이적을) 후회하게 만들어주겠다"고 말하는 등, 의지를 불태우고 있어 그의 활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원과의 컵대회 1라운드에서 감독 데뷔 후 첫 승리를 따낸 신 감독은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한 골키퍼 정성룡(24)의 거미손과 감각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모따(29), 라돈치치(27) 조합으로 완산벌 원정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이밖에 ´K-리그 명가´ 포항스틸러스와 울산현대는 오후 3시 포항스틸야드에서 리그 3라운드를 치른다. 포항이 리그 3경기에서 1승2무로 상한가를 치고 있는 반면, 울산은 김호곤 감독 부임 이후 K-리그 1무1패에다가 AFC챔피언스리그 2연패 등으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최근까지 13경기(7무6패. 대전)와 10경기(3무7패. 대구) 연속무승을 달려 온 대전시티즌과 대구FC는 같은 시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벼랑 끝 혈전을 펼친다.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광주는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홈팀 부산아이파크를 상대로 리그 3승째에 도전하며, 인천유나이티드와 제주유나이티드는 각각 하루 뒤인 5일 오후 3시 안방에서 강원, 경남FC와 맞붙는다. ◇2009 K-리그 4라운드 경기 일정 ▲4일 전북-성남 (오후 3시. 전주월드컵경기장) 포항-울산 (오후 3시. 포항스틸야드) 대전-대구 (오후 3시. 대전월드컵경기장) 서울-수원 (오후 5시. 서울월드컵경기장) 부산-광주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5일 인천-강원 (오후 3시. 인천월드컵경기장) 제주-경남 (오후 3시. 제주월드컵경기장)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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