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브레이크]홈첫승…신태용이벗었네

입력 2009-04-12 22: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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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감독약속대로누드세리머니…2006년이후포항전‘무승탈출’
성남 일화는 11일 K리그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경기에서 3-1 쾌승을 거두고, 값진 승점 3을 챙겼다. 단순한 1승이 아니었다. 종료 휘슬이 울린 순간, 펄쩍 뛰며 필드로 달려 들어간 신태용(39) 감독의 눈가엔 작은 이슬이 맺혀 있었다. ○포항 징크스…자신감으로 극복 쉽지 않았다. 상대가 ‘천적’ 포항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성남은 유독 포항에 약했다. 2006년 9월23일 이후 성남은 포항과 전적 1무7패로 절대 열세. 2007년 8월25일부터 6연패였다. 자연히 선수단에는 ‘포항에는 안 된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심지어 작년 컵 대회에선 1.5군이 나온 포항에 무너지기도 했다. 신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현역 때 포항은 어려운 팀이 아니었다. 95년 챔피언결정전에선 0-2로 지다가 2골1도움으로 승부를 챔프 3차전까지 끌고 가 우승한 적도 있었다”는 말로 사기를 끌어올렸다. 선수들의 막연한 두려움이 자신감으로 바뀐 것은 물론. 경기 후 신 감독은 “속이 후련하다”고 기뻐했다. ○고대해온 홈 첫 승 약속대로 신 감독은 ‘아주 특별한’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홈 첫 승을 올리면 ‘올 누드’만 빼고 어떤 퍼포먼스라도 하겠다”고 공언한 신 감독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서포터스쪽으로 옮겨 붉은색 레슬링 유니폼 차림으로 절친한 고향 후배이자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인 심권호와 레슬링 퍼포먼스를 펼쳤다. 선수들은 음료수를 뿌리며 감독의 홈 첫 승을 축하했다. 신 감독은 “스트레스가 컸다. 빨리 세리머니를 할 줄 알았다. (심)권호도 올해 3차례 홈경기를 모두 찾았는데, 자꾸 행사가 미뤄지자 투정을 부렸다”고 웃었다. 박규남 사장도 “시원찮은 성적에 몸살이 났는데, 이젠 아프지 않다”고 미소 지었다. ○‘되살아난’ 조동건-이호 경기 전날(10일), 조동건과 이호는 머리를 함께 깎았다. 효과는 있었다. 러시아 제니트에서 K리그로 유턴한 뒤 그간 제 몫을 하지 못한 이호는 놀라운 ‘오버헤드킥’으로 동점골을 기록했다. 2006년 4월 수원전 이후 3년여만의 골 맛. 작년 K리그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해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다 피로골절로 후반기를 접은 조동건은 역전골과 쐐기골을 성공시켰다. 이호는 “본래 헤딩을 하려고 했다. 포항 수비가 잡아챈 바람에 뒤로 넘어지다 우연히 공이 보여 찼다”고 멋쩍게 웃었지만 집중력과 투지, 의지가 빚어낸 결실이었다. 성남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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