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스포츠동아DB
6회말 2사 후 두산 9번타자 용덕한이 SK 4번째 투수 이승호를 상대로 플레이오프 첫 안타를 때려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이어 타석에는 플레이오프 3할타율의 이종욱. 볼카운트 2-2에서 7구째를 강하게 받아쳤다. 총알 같은 타구는 2루를 꿰뚫고 중견수 쪽으로 빠질 듯한 기세였다. 그런데 정근우가 번개 같은 다이빙캐치로 타구를 걷어냈다. 그리고 순식간에 용수철처럼 일어서며 역동작으로 1루에 기막힌 송구를 해 아슬아슬아하게 아웃시켰다. 이종욱의 빠른 발을 감안하면 기적 같은 플레이. 이 호수비 하나로 양팀 덕아웃의 분위기는 상반됐다.
돌아선 7회초. 1사후 타석에 나선 정근우는 유격수 쪽 땅볼을 때렸다. 그러나 수비의 대명사인 손시헌이 대시를 하다 글러브에 공을 넣지 못하는 실책을 범했다. 딱딱한 잠실구장 그라운드 사정으로 인해 예상보다 바운드가 크게 튀었던 것. SK로서는 행운의 출루였다. 이어 박재상의 좌전안타로 1·2루. 대타 박정환이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4번타자 박정권의 2타점 좌월 2루타가 터져나왔다. 계속된 2사 1·2루서 김강민의 2타점 3루타.
정근우의 6회말 허슬플레이와 7회초 행운의 출루는 이날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3차전까지 안타가 없던 정근우는 2회 두 번째 타석에서 플레이오프 15타석(11타수) 만에 첫 안타를 뽑아냈고, 이날 3안타를 곁들이며 방망이 침묵에서도 깨어났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