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병원행…재계약 스트레스 탓?

입력 2009-11-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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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의 열매는 달콤했지만 후유증은 생각보다 심했다. KIA 조범현 감독이 살인적인 일정과 극심한 스트레스로 결국 병원에 입원하고 말았다. 스포츠동아 DB

구단과 재계약 조건 안맞아 협상 지지 부진 ‘가슴 앓이’
KS 7차전·한일챔프전 피로누적…사흘째 입원 치료 중


버티다 버티다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KIA 조범현(49) 감독이 감기 증세와 극심한 피로 누적으로 결국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광주 한국병원에서 입원 치료중인 조 감독은 18일 오후 전화통화에서 “아직 컨디션이 많이 좋지 않다”며 “하루 이틀 더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말하기 힘들다”고 할 정도로 평소와 달리 목소리엔 전혀 힘이 없었다. “다른 팀은 열심히 하고 있는데…”라고 말꼬리를 흐리면서 마무리훈련을 직접 지켜보지 못하는 아쉬움도 덧붙였다.

사실 조 감독은 요미우리와의 나가사키 한일 클럽 챔피언십을 앞두고도 몸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 12일 나가사키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몇 년 만인지 모르겠는데 어제 감기약을 먹었다. 머리가 멍한 게 아직 힘이 없다”고 했다. 15일 귀국 직후 안색이 좋지 않다는 말에는 “이제 정말 며칠만이라도 쉬었으면 좋겠다”며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했다.

결국 견디다 못한 그는 16일 오후 구단지정병원인 한국병원에 입원해 사흘째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17일부터 직접 지휘할 예정이었던 남해 마무리캠프는 황병일 수석코치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

조 감독은 다행히 신종플루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지만 컨디션 회복은 예상보다 더디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조 감독은 입원은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장기 레이스인 페넌트레이스를 치르고 여기에다 심적 부담이 극심했던 한국시리즈까지 거치면서 스트레스가 누적된 것이 첫 번째 이유. 더욱이 요미우리전까지 치르면서 육체적·심리적으로 적잖은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또 쉽게 끝날 것만 같았던 구단과의 재계약 문제가 조건 차이로 차일피일 미뤄진 점도 병원 신세를 지게 된 하나의 원인으로 보인다.

KIA 한 관계자는 “사실 한국시리즈 때부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우승 후에도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한동안 인터뷰다, 여러 행사다 해서 하루도 쉬지 못했고, 거기다 요미우리전까지 치르면서 결국 탈이 난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구단과의 재계약 논의는 곧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병문안을 다녀왔다고 밝힌 김조호 단장은 “감독이 퇴원하면 조만간 (재계약을) 공식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조 감독 역시 구체적 조건은 밝히지 않았지만 “단장과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미 3년 계약을 제시한 구단은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적정선’에서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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