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현 꺾고 천하장사 등극
통산 2번째…우승상금 1억원
‘모래판의 귀공자’ 황규연(34·현대삼호중공업)이 무려 8년 만에 천하장사에 올랐다.
황규연은 13일 경북 경주체육관에서 열린 제27회 천하장사대회 결승전(5전3선승제)에서 모래판의 황태자 이태현(33·구미시체육회)을 3-1로 꺾으며 상금 1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2001년 울산대회에서 ‘골리앗’ 김영현(33)을 꺾고, 천하장사에 오른 이후 통산 2번째 천하장사 등극. 백두장사 5회를 포함, 통산 장사 타이틀은 13번째다.
1995년 세경 씨름단에 둥지를 튼 황규연은 현대중공업, 삼익을 거쳐 2000년 2월 신창건설에 입단했다. 하지만 신창건설이 2005년 말 해체되면서, 2006년 7월 현대삼호중공업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전까지 1년 6개월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시련을 맞았다. 씨름판이 쇠락해 가는 과정에서 동료들이 은퇴하거나 이종격투기로 눈을 돌렸을 때도 황규연은 꿋꿋하게 제 자리를 지켰다. 마침내 10월 추석대회 백두장사에 이어 또다시 황소트로피를 거머쥔 황규연은 제2의 전성기를 알렸다.
준결승에서 정원용(기장군청)을 2-1로 따돌린 황규연은 결승에서 10월 백두장사 결승에서 만난 이태현을 상대로 첫 판을 내줬다. 둘째 판에서 1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체중이 적게 나가 계체승을 거둔 황규연은 셋째 판에서 밀어치기, 넷째 판에서 잡채기를 작렬시키며 꽃가마를 탔다. 한편, 이종격투기로의 외도를 마치고 모래판에 복귀한 이태현은 2개 대회 연속 1품을 차지하면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