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기록도전 ‘바람’과 함께 사라지나

입력 2009-12-16 15: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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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 동아일보 자료 사진

타이거 우즈. 동아일보 자료 사진

 

타이거 우즈(34)의 이름 앞에 ‘골프 황제’라는 단어를 사용하기가 민망해졌다. 그보다 ‘밤의 황제’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게 현실이다.

10여 명의 여성과 불륜 행각을 벌인 우즈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골프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음에도 사생활 파헤치기는 계속되고 있다. 우즈는 언론의 보도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 어떤 보도 내용에도 맞다, 틀리다는 말이 없다.

단지 이번 일에 대해 “자숙하겠다”는 말만 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우즈가 언제 필드에 복귀해, 그가 목표했던 기록들을 언제 깰 수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다.

가장 빠른 복귀 시나리오는 내년 4월 개최되는 마스터스 이전이다. 2~3주전 출전을 시작해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우승하면 일탈에 대해 어느 정도는 용서 받을 수 있다.

다음으로는 1년을 푹 쉬고 2011년 복귀하는 계획이다. 우즈는 불륜 스캔들 말고도 풀어가야 할 숙제가 많다.

가장 큰 문제가 흐트러진 스윙을 바로 잡는 것이다.

지난해 US오픈 이후 8개월을 쉬고 3월부터 필드에 복귀한 우즈는 이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몇 년 전부터 실시해온 스윙 교정으로 정확성은 떨어져 있었고 폭발적이던 플레이 방식도 변했다.
그로 인해 경쟁자들에게 자주 추격을 허용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심지어 PGA 챔피언십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양용은(37)에게 일격을 당하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2~3년 전만 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우즈도 예전 같지 않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우즈는 데뷔 후 14시즌 동안 통산 71승, 메이저 14승을 기록 중이다. 샘 스니드의 통산 82승과 잭 니클로스의 메이저 18승 기록 경신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산술적으로는 매년 5승 이상씩 기록했으니 3년 후면 통산 최다승 기록을 갈아 치울 수 있다. 메이저 대회도 매년 1승 이상씩 기록했다고 볼 때 최소 4년 이내에 모든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영국의 골프전문지 골프월드는 타이거 우즈가 2011년 브리티시오픈에서 모든 기록을 갈아 치울 수 있을 것으로 2006년 전망했다. 전성기의 기록만 분석해서 나온 예상이다.

그러나 우즈의 나이도 서른넷이다. 2010년을 무의미하게 보낸다고 가정할 때 서른다섯을 넘겨 필드에 복귀할 수 있다. 골프선수로 전성기가 지났다. 20대 때와는 달리 비거리가 줄어든 것만 봐도 서서히 저물어 간다고 볼 수 있다. 30대에 이룰 것으로 예상했던 대기록 달성도 쉽지 않아졌다. 5년 뒤면 우즈의 나이도 마흔이다.

섣부른 전망이지만 일부에서 우즈가 골프역사를 바꾸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전혀 근거가 없어 보이지 않는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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